지난해 전세계 청년실업자(15~24세 기준)가 사상 처음으로 8,000만명을 돌파했다. 청년실업률은 13%대까지 치솟았다.
세계노동기구(ILO)는 이 시대 청년들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에 비유하고, 이들은 제대로 교육받고 기술을 익혔지만, 모든 노력을 다해도 취업의 문이 눈앞에서 닫혀버린 세대라고 설명했다.
12일 ILO가 발표한 세계 청년 취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청년실업률은 13.06%으로 전년보다 1%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장년 실업률에 비해선 두 배나 가파른 증가세다. 또 지난해 청년실업자수는 전년보다 600만명 이상 늘어난 8,070만명을 기록해, 남북한 인구를 합친 것보다도 많아졌다.
청년실업률은 닷컴거품이 붕괴된 2002~2003년에 13.2%로 최고조에 올랐다가 회복세를 되찾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이 청년들에게도 몰아치면서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특히 유럽권을 비롯한 선진국 진영이 큰 타격을 입어, 지난 2년간 선진국의 청년 실업률은 거의 45%나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48.1%로 가장 높은 가운데, 스페인이 37.8%를 기록했고 그리스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포르투갈도 20%대를 넘었다. 미국도 2년간 청년 실업률이 8%포인트 오르며 17.6%를 기록했으며, 한국과 일본은 각각 9.8%와 9.2%로 세계 평균치보다는 낮았다. ILO는 보고서에서 선진국과 신흥산업국 젊은이들은 낙담한 나머지 취업을 아예 포기해, 1차대전 이후 절망에 빠졌던 '잃어버린 세대'처럼 될 것이란 불안감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직장을 얻을 기회가 과거보다 크게 줄면서 세계 청년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개도국에선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취업에 성공한 세계의 청년 가운데 1억5,200만명(28%)은 여전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안 소마비아 ILO사무총장은 "모든 국가에서 청년실업 문제는 경제적 낭비는 물론, 사회안정을 해칠 수 있는 중용한 현안이 돼 있다"고 밝혔다.
ILO는 올해의 경우, 실업자는 계속해 늘어나겠지만 그 증가세는 주춤할 것이란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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