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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청소년 여자축구 세계 3위 이끈 최인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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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청소년 여자축구 세계 3위 이끈 최인철 감독

입력
2010.08.1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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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좀 더 부드러워질 수 없어요?”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ㆍ4위전 이후 ‘쫑파티’에서 지소연(19ㆍ한양여대)이 최인철 감독에게 작은 바람을 털어놓았다. 국제축구연맹 (FIFA)이 주관한 대회에서 한국축구를 첫 세계 3위 신화로 이끈 최인철 감독이 선수들을 어떤 방식으로 통솔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2000년 여자부 지도자에 발을 들여 놓은 뒤 11년 동안 여자축구 발전에 헌신한 최 감독은 섬세한 여자들을 다루기 위해 강약 조절을 완벽하게 해냈다. ‘호통치는 감독’과 ‘소통하는 감독’ 사이를 넘나든 최 감독의 ‘맞춤형 리더십’이 한국 여자축구를 그늘에서 빛으로 옮겨 놓은 비결이었다.

지도자 데뷔는 ‘하늘의 계시?’

대학(건국대)을 졸업해도 오라는 데가 없었다. 군대를 제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감독은 그러나 프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클럽팀과 함께 훈련하며 프로팀의 ‘부름’을 기다리던 그는 1997년 여름 고대하던 대전과 전남의 입단 테스트를 앞뒀다. 하지만 테스트가 예정된 바로 전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는 “목과 허리를 다쳐 2주 동안 꼼짝 없이 병원에 있어야 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결국 프로의 꿈을 접었고,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하늘의 계시’는 곧바로 지도자 생활로 연결됐다. 최 감독은 친구 윤종석 감독의 권유로 98년 동명초등학교 남자부를 가르치면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최 감독은 이어 2000년 여자부가 창단되면서 여자축구의 흥미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는 “여자 선수들의 발전 속도는 느리지만 잠재력이 엿보였다. 선수들의 기량이 나날이 향상 되는것을 보며 뿌듯했다”고 고백했다. 최 감독은 2001년 같은학교 졸업생들을 데리고 오주중학교 여자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그는 오주중에서 3년간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았다. 60연승 행진이라는 기록은 덤으로 남겼다. 또 2005년부터 동산정보고를 이끌고 매년 3관왕, 5관왕, 3관왕에 올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지도자로서 받은 우승컵이 한 방을 가득채우지만 현역 시절에서는 고2 때 감투상 받은 게 유일하다”며 웃었다.

‘축구 공부벌레’ 3시간 숙면

2004년 국제축구연맹(FIFA) 19세 이하 여자 월드챔피언십을 지켜보면서 최 감독은 새로운 꿈을 꿨다. 그는 아시아 선수와 세계적인 선수의 차이점을 확인하기 위해 자비를 털어 대회가 열린 태국으로 향했다. 그는 “세계스타와 우리 선수들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월드스타들은 발놀림부터 달랐다. 대회를 다녀와서 다리가 잔디에 질질 끌리는 듯한 풋워크부터 개선했다”고 밝혔다.

2006년 19세 이하 여자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낸 뒤 2007년에는 여자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그는 지도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 그는 “당시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지도철학도 확립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2008년 8월 19세 이하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최 감독은 더욱 더 ‘축구공부’에 열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등 다양한 축구 동영상으로 학습 자료를 만들다 보니 하루 수면시간이 3시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 2대를 연결해 경기 장면을 계속 캡처하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다 보니 오전 6시에 잠자리에 들어 9시에 일어나는 일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남자팀에 한눈 팔지 않고 여자 축구에 올인

2009년 8월9일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여자선수권 준결승에서 지소연의 결승골로 한국은 20세 이하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최 감독은 “지금까지 지켜본 골 중에서 당시 지소연의 결승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세계 3위에 오를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골이라 의미가 남달랐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 감독은 2010년 월드컵을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서 돌입하면서 체계적인 몸관리와 엄격한 규율, 확고한 소신 등으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그는 “소집되면서 체지방, 체중, 근육량을 개인별로 쟀고 2, 3주 뒤 측정수치의 차이점을 비교해 선수들에게 스스로 훈련 효과를 알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그라운드 안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며 ‘험한 말’을 쏟아내며 즉각 수정하는 엄격한 지도자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선수들과 일대일 면담을 끊임 없이 시도하며 ‘소통’을 중요시했다. 그는 “아무래도 여자선수들은 욕설 등의 험한 말에 상처를 받는다. 여자축구를 오래하다 보니 선수들이 어떤 상처를 가슴 속에 품는지 알 수 있다. 여자 심리에 관한 책을 읽거나 심리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한 것을 활용해 상처를 달래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훌훌 털어버리는 남자와 달리 감수성이 풍부한 여자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까다롭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 감독은 앞으로도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는 “그동안 여자축구에서 쌓은 가치와 눈물은 물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최인철 감독 프로필

생년월일 1972년 1월6일

소속 20세 이하 여자대표팀 감독

학력 동북고-건국대

가족관계 아내 김보민과 슬하 2남1녀 재원 민서 진호

좌우명 계획, 노력, 실천하는 사람에게 미래가 있다

지도철학 멘탈이 무너지면 기술, 체력 다 무너진다

징크스 머리스타일(제대로 되지 않으면 경기도 안 풀려, 독일과 준결승이 그랬음)

별명 축구계의 공유(골키퍼 문소리 등이 지어줌)

주요이력 동명초 남자부 코치(1998), 동명초 여자부 감독(2000), 오주중 여자부 감독(2001~2004), 동산정보고 감독(2005~2008), U-19 여자대표팀 수석코치(2006), 여자대표팀 코치(2007), U-20 여자대표팀 감독(2008~2010)

수상이력 한국여자축구연맹 김화집상 최우수 지도상(2006), FIFA U-20 여자월드컵 3위(2010)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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