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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 사상 최대…인천공항세관, 불법 반입물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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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 사상 최대…인천공항세관, 불법 반입물과의 전쟁

입력
2010.08.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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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프랑스 파리발 모 항공사 비행기가 도착하자 인천공항세관 특별조사원 8명이 입국장 B구역에 집결했다. 최근 파리 현지 면세점에서 고가 주류에 대해 특별할인행사를 했다는 정보에 따라 탑승승객의 짐을 예고 없이 전수 조사한 것. 세관은 조사 30분만에 레미마틴 루이 13세(시가 300만원) 1병, 로얄 샬루트 38년(시가 160만원) 2병 등 초고가 양주 7병을 찾아냈다.

#2 비슷한 시각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에선 한 직원이 X-레이 투시기를 막 통과한 박스의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내용물은 평범한 초코렛 쿠키. 하지만 쿠키 조각을 마약진단 키트에 넣고 정밀 검사했더니 뜻밖에도 결과는 양성 판정이 나왔다. 마약이었던 것이다.

올 여름 인천공항세관은 '불법반입물과 전쟁'중이다. 올 7월말과 8월초 2주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드나든 여행객 수는 개항이래 최다인 171만명. 경기회복에 따라 해외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해외여행객이 늘어난다는 것은 불법 반입물 유입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뜻.'여행자 휴대품 검사강화기간'(7월15일~8월31일)을 설정해 놓고 24시간 감시체제를 가동하며 밀수와 불법 반입물과의 전쟁을 벌이는 현장을 따라가 봤다.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해외여행객이 신고 없이 반입할 수 있는 면세한도는 400달러. 하지만 개당 수천달러에 달하는

명품 시계나 핸드백을 구입한 뒤 그냥 갖고 들어오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들에 대한 인천공항세관의 추적은 여행객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부터 이미 시작된다. 여행자정보분석팀이 입국 여행객의 여행 횟수와 여행 기간을 분석, 이른바 '요주의 인물'을 뽑아낸다. 예컨대 ▦특정 직업이 없는데도 해외여행이 연 10회에 이를 정도로 잦거나 ▦여행기간이 지나치게 짧을 경우 등이다. 특히 프랑스나 이탈리아, 홍콩 등 유명 쇼핑 지역 세일기간에는 해당지역 여행자들의 짐을 전수 조사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그냥 '요식행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검색대에 있는 X-레이 투시기의 적발능력은 꽤 위력적이다. 헤어드라이기 속에 부품처럼 배치해 놓은 금조각도 바로 찾아 낸다. 특히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명품 가방의 경우 라벨이 선명하게 찍혀 나와 단속에 걸릴 확률이 100%라고 한다.

기계보다 무서운 눈

불법 반입자들로선 분석팀과 X-레이를 무사히 지나갔더라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세관원들의 눈과 경험으로 대상자를 찍는'동태 분석'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 한 베테랑 세관원은 "고가 물품을 사온 사람들은 한눈에 드러난다"며 "짐을 찾자마자 서둘러 입국장을 빠져나가려 한다거나, 짐을 찾는 코너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있다가 나올 때는 시차를 두고 따로 나온다거나 혹은 세관원과 의도적으로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단속에 걸릴 경우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면세범위인 400달러 이하로 싸게 샀다""모조품이라서 재미로 사왔으니 봐달라"등등. 하지만 세관은 유명 브랜드 회사와 정보 공유를 통해 가격을 훤히 꿰고 있는데다 전문가 못지않게 진품과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감별력을 갖추고 있어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24시간 풀가동

올 들어 해외여행객들의 불법반입은 급증하는 추세. 올 상반기 면세한도를 초과해 반입하려다 세관에 유치된 핸드백은 총 1만92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54%나 늘어났다. 주류(1만3,787건) 231%, 시계(2,543건)도 173%나 늘어났다. 아직 특별단속이 진행 중이지만, 이번 휴가철 역시 상당규모의 불법반입사례가 적발될 것으로 세관측은 예상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현재 24시간 근무체제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도 세관원수는 종전과 같아, 적잖은 직원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자칫 단속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

사실 교역액 1억달러 당 세관원수는 우리나라가 0.52명. 미국(0.96명)의 절반, 중국(1.95명)에 비하면 4분의 1수준이다. 안웅린 인천공항세관장은 "밀수와 불법반입을 막는 것은 국내산업 보호와 상거래 질서 유지에 아주 중요하다"며 "최첨단 장치와 효율적 단속시스템을 통해 인력부족을 극복한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교역액과 여행객이 더 늘어날 것을 감안한다면 세관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종도=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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