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검색엔진 구글이 지도서비스인 스트리트뷰(streetview) 강화를 위해 ‘스파이 드론(droneㆍ무인정찰기ㆍ사진)’을 구입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도를 클릭하면 9개의 카메라가 찍은 거리모습을 360도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스트리트뷰는 불법 개인정보수집 및 사생활침해 논란 속에 23개국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한국과 독일에서도 올해 안에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구글이 독일에서 소형 무인정찰기 드론 1대를 구입했으며, 향후 수십대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구글 측은 “임원이 개인적인 이유로 구입했으며, 회사 차원에서 드론을 이용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제 하늘에서 정보를 수집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구글이 드론을 선호하는 것은 스트리트뷰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수집에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동차로 거리를 누비며 사진과 위치분석 자료를 모으고 있지만 드론은 이런 정보를 고공촬영을 통해 즉시 제공할 수 있다. 드론 제조사인 독일 마이크로드론스GmbH의 최고경영자인 스벤 유에르스는 “드론이 지도서비스에 제때 자료를 제공하는데 적합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 미국에서 시작된 스트리트뷰 서비스는 건물과 행인, 거주자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자세히 찍혀 거센 반발을 샀다. 유명인의 모습과 정치인의 저택, 심지어 성인용품점을 나서는 사람, 발가벗고 집 정원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 사진까지 제공됐다. 논란 속에서도 구글이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인기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휴가나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현지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그러나 드론을 사용하면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이 용이해져 이런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수집 논란은 가열될 수밖에 없다.
한편, 스트리트뷰 차량을 운용하면서 개인의 와이파이의 접속기기 정보 및 이메일 통신기록까지 불법 수집했다는 의혹에 대해 구글은 “우연한 실수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는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강행하며 구글을 압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로선 수집한 온갖 개인정보를 어찌 활용해야 할 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서비스 예정인 독일에서 개인 얼굴과 자동차 번호판을 흐리게(blurred) 처리하는 등 서비스에 제한을 두기로 해 기존의 입장에 변화를 보였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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