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우리 문화를 알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요."
11일 강원 원주 우산초교의 한 교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어린이들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폭염 속에서도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은 원주 우산초교 뮤지컬 반원. 박찬수(33) 지도교사와 9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뮤지컬 반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태국 공연을 앞두고 매일 2~3시간씩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은 태국의 푸미폰 아둔 야뎃 국왕이 거주하고 있는 방콕 차트랄타궁 내 왕립학교에서 영어로 각색한 '콩쥐팥쥐' 등 한국의 전래동화 뮤지컬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교육협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다.
조명환(12)군은 "사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타고 싶어 뮤지컬 반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멋진 공연을 위해 잠자리에서도 대본을 외우고 있다"고 열의를 나타냈다.
학생들은 뮤지컬 공연과 함께 방콕 등지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현지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역할도 맡는다. 윤보현(12ㆍ여)양은 "외국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맡게 돼 설레기도 하고 책임감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우산초교 뮤지컬 반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파들. 이들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아동연극제에 초청돼 창작 뮤지컬 '추억을 아삭아삭'을 선보였다. 앞서 2008년에는 만화를 각색한 '우리 사이 짱이야'를 공연해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초등학생들임에도 이례적으로 APEC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영광을 안게 된 이유다.
박 교사는 "태국에 우리문화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소중한 외국경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원주=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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