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11일 평소와 달리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대신 개인 사무실에서 머물렀다. 이날 열린 정운찬 국무총리의 이임식을 고려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측근들에게 “총리실 간부와 직원들이 이임식에 전념하도록 별도 일정을 잡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아울러 화환이나 축전도 정중하게 사양하라고 지시했다. ‘형식에 얽매이지 말되 예의는 최대한 갖추라’는 김 후보자의 평소 스타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39년만에 40대 나이의 총리 후보가 된 김 후보자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전임 총리와 김 후보자의 차이 중 하나가 ‘트위터’다. 전문가들과 현안 공부에 매진했던 정 총리도 트위터는 논외였다. 주변에서도 “고도의 정책 결정자는 트위터에 시간을 소모하기 보단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권유가 많았다. 이와 달리 김 후보자는 총리 지명 직후 트위터 활동을 재개했다. 태풍 ‘뎬무’가 올라오자 ‘단디(철저하게) 챙기시길 바랍니다’라고 올렸다.
재선 도지사 출신인 김 후보자의 연설 스타일도 관심사다. 김 후보자의 연설 코드는 ‘생활 중심의 즉석 연설’로 정리된다. 지난해 12월 경북 달성보 연설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자는 원고 없이 “함안 분들, 창녕 분들이 서로 (홍수가 나면) 저쪽(상대방쪽) 둑이 무너지길 바란다”며 4대강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두 손을 모으고 김 후보자의 연설을 경청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의 노동관은 야당이 청문회에서 벼르고 있는 공격포인트다. 한 야당 관계자는 “솔직히 재산 문제 보단 노동, 대북관이 초점”이라고 말했다. 경남지사 시절 김 후보자는 전국공무원노동종합 사무실을 폐쇄했다. 김 후보자의 한 측근은 “공무원 복지에 관심이 있었던 김 후보자도 ‘북한을 겨냥한 을지연습에는 참가할 수 없다’는 전공노에 대해선 즉각 ‘이건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경남의 술상무’로 불린 김 후보자는 체질적으로 술에 약하지만 화장실에 가더라도 술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른들이 권하는 술은 마셔야 한다는 고집 때문이다. 여기서 나온 게 정을 나눈다는 의미의 ‘정탄주’다. 경남 마산의 특산주를 ‘뇌관’ 삼아 맥주를 섞은 술로 일반 폭탄주보다는 도수가 낮다.
김 후보자는 부인 신옥임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병장 말년 때 할아버지 소개로 만난 신씨에 대한 김 후보자의 애정은 유별나다고 한다. 총리 지명 후 상경한 김 후보자는 한 커피숍서 커피를 주문한 뒤에도 “이거 범수(아들) 엄마 주면 참 좋아할 건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재용기자 jyjam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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