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버스 폭발… 잦은 사고 왜?전문가 "구형 금속 연료통이 문제"전국에 2만여대 운행… 대책 시급
매연과 소음이 적어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일컬어지던 천연가스(CNG) 시내버스는 폭발위험성 때문에 그간 폭탄을 안고 다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9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운행 중 폭발해 승객과 시민 17명을 다치게 한 CNG 시내버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여러 차례 경고음이 울렸다. 최근 5년간 발생한 CNG 버스 폭발사고만 해도 8건에 이른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인명피해가 많아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CNG 버스 폭발사고
2005년 1월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출고를 앞두고 가스를 충전하던 CNG버스가 폭발해 직원 1명이 다쳤다. 그 해 8월 전북 전주시의 CNG충전소에서도 역시 충전 중이던 버스의 CNG용기가 터져 2명이 크게 다쳤다. 산업자원부와 가스안전공사 등은 유사사고 방지를 위해 운행 중이던 CNG 버스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점검과 사고용기 회수교체 작업을 벌였다.
2007년 12월 경기 구리시 북부간선도로를 달리던 CNG버스에서 가스가 누출해 폭발하는 사고가 또 터지자 정부 부처간 연구가 진행됐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 결과 연료필터의 가스누출로 인한 폭발인 것으로 판명됐다.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와 제조업체 등은 단기, 중ㆍ장기 연구용역을 위한 공동협정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2008년 7월과 2009년 7월 CNG충전소에서 충전을 마친 버스의 CNG용기가 폭발해 버스가 파손되는 등 CNG 버스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스통이 문제
전문가들은 CNG 버스의 연료통 교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윤재건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CNG연료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연료용기의 품질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며 "2만대가 넘는 버스 연료용기에 대한 품질관리가 충분하지 못해 사고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의 관리주체인 서울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제조업체 등에 연료통을 교체해달라는 권고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CNG 시내버스에 사용되는 가스통 중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들어진 '타입 원'을 탄소 복합소재로 만든 연료통으로 교체할 것을 현대차 등 제조업체에 권고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버스도 타입 원의 연료통이 달려있었다. 2002년 도시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도입됐던 CNG 버스는 전국에 2만1,000대(2009년 6월 추산) 가량 있으며, 환경부는 2012년까지 전국 시내버스의 90%인 2만8,000대를 CNG 버스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가스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사고버스에 유사시 가스 공급을 막는 긴급 차단장치는 있었으나 가스누출경보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운행 중인 시내버스의 95.5%(7,234대)가 이미 CNG 버스여서 당장 운행중단은 어렵고, 정확한 사고원인이 나온 뒤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버스 연료통의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전국 도시가스충저소에 충전시 최고압력을 현행 207㎏/㎠보다 10% 정도 낮추라고 긴급 지시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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