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천연가스(CNG) 시내버스가 운행 도중 폭발해 승객 등 17명이 다쳤다.
9일 오후 4시57분께 서울 성동구 금호동 논골사거리에서 행당역사거리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송모(53)씨가 몰던 241B번 CNG 시내버스가 신호정지에 걸려 속도를 줄이던 중 폭발해 운전석에서 2m떨어진 좌석에 앉은 이모(28ㆍ여)씨의 양 발목이 절단되는 등 중상자 3명이 발생했고, 안모(25)씨 등 14명은 경상을 입었다. ★관련기사 10면
부상자 중 10여명은 버스승객이었고, 나머지는 오토바이 탑승자 등 버스 주변에 있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사고현장 주변 상가 5곳의 유리창이 모두 깨졌고, 버스 주위에 정차해있던 승용차 4대도 유리창이 깨지고 차문이 찌그러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부상자들은 한양대병원(10명)과 순천향대병원(7명)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로 시내버스의 내부바닥과 천장구조물이 뜯겨 엿가락처럼 휘어졌고 유리창은 완전히 박살 나 사고의 처참함을 보여줬다. 버스승객 이모(30)씨는 “버스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나며 땅이 울렸고, 이어 옆 유리가 다 깨지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며 깨진 유리창으로 뛰어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의 중간부분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연료통이 폭발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는 버스에 달린 연료통 6개 중 1개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께 사고 버스의 안전점검을 했던 대원교통 정비점검팀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가스가 팽창해 가스통 용접부위 등이 약해져 연료통이 터졌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2002년 국내에 도입된 CNG 버스는 2005년 1월 전북 완주군 현대차전주공장에서 출하를 앞둔 완성차가 가스충전 중 폭발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여덟 건의 폭발사고를 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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