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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장면2> 흑이 조금 엷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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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장면2> 흑이 조금 엷어졌다

입력
2010.08.0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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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9단 ● 원성진 9단본선 대국 주요 장면 다시 보기

초반 좌하귀 접전에서 조한승이 새로운 수를 시험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백이 후수를 잡는 바람에 흑이 좌상귀에서 알기 쉽게 살아 버리자 실리 면에서 백이 좀 부족해 보인다.

사실 이 장면에서 백이 웬만하면 A 정도로 상변을 지키는 게 정수인데 조한승이 백8로 좀더 욕심을 낸 걸 보니 그 역시 지금 형세가 그리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반대로 원성진은 바둑이 괜찮다고 보고 있는 듯 전혀 서두르지 않고 흑11로 가볍게 삭감했다.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제부터는 내 집 키우기보다 남의 집 부수기 작전이다. 여기서 잠깐 윤현석 9단의 중급자를 위한 원포인트 레슨을 소개한다. 백12 때 흑13으로 한 발 물러서는 게 정수다. B로 막는 게 당장 집으로는 이득이지만 C, D가 선수여서 나중에 이 부근에서 전투가 벌어졌을 때 백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백28까지 진행된 다음 흑이 1로 반격을 해서 약간 복잡한 전투가 벌어졌는데 국후 검토 때 원성진은 1이 너무 성급했다고 후회했다. 그냥 A로 둬서 우변을 먼저 지킨 다음 상변과 하변 부수는 걸 맞보기로 하는 게 알기 쉬웠다는 것. 실전 진행은 서로 상대방 집을 부숴서 득실이 비슷하지만 흑이 전체적으로 약간 엷은 형태가 됐다는 게 은근히 신경 쓰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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