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휴가 영화제’로 꼽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2일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반무대에서 6번째 막을 올린다. 루마니아 감독 라두 미하일레아누의 ‘더 콘서트’가 개막을 알린다. 구 소련 시절 볼쇼이극장 오케스트라를 대신해 당국을 속이고 파리로 연주 여행을 떠나는 유태인 연주자들의 사연을 다뤘다. 17일까지 9개 부문에 26개국 84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각종 콘서트들도 관객들의 방문을 기다린다.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부문 대상작이 폐막을 장식한다.
음악인 삶 다룬 다큐 눈길
음악들의 다양성을 반영하듯 다종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매진된 작품이 적지 않지만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수작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 전진수씨가 추천작을 선정해주며 선택의 수고로움을 덜어줬다.
‘글렌 굴드, 끝나지 않은 신화’는 27년 전 세상을 떠난 세계적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삶을 되돌아본다. 굴드가 집에서 녹음한 연주와 일기, 지인들 인터뷰, 미공개 영상 등이 그의 음악 여정을 재조명한다.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는 반전운동가로도 유명한 미국의 인기 가수 존 바에즈의 삶을 탐색한다. 10대 시절의 모습부터 최근의 활동까지의 영상이 스크린을 채운다. ‘도어즈: 더 도어즈’는 전설적인 록그룹 도어즈의 1967년 앨범 ‘더 도어즈’의 탄생기를, ‘존 레논: 플라스틱 오노 밴드’는 존 레논의 첫 솔로 앨범 녹음 과정을 각각 그린다.
마흔에 다다른 한 수녀의 성적 고민과 해소를 음악으로 풀어낸 일본영화 ‘가을 아다지오’, 일부러 재즈를 외면해왔던 한 음악 지망생의 인생 전환을 다룬 프랑스 영화 ‘재즈 클럽에서 생긴 일’, 기타 공장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소재로 한 한국 다큐멘터리 ‘기타 이야기’ 등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영화보다 음악에 더 관심 있다면
스크린보다 무대에 마음이 더 끌리는 관객이라면 청풍호반무대를 주목할만하다. ‘원 썸머 나잇’이라는 이름으로 13~16일 오후 8시 새로운 무대가 열린다. 김수철, 양희은, 장기하와 얼굴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13일), 이문세(14일), 슈프림팀, 하우스룰즈, 이이(15일), 이병우, 윈터플레이, 바드(16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시원한 호수바람에 실려오는 유명 뮤지션의 리듬이 청량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아온 행사다.
청풍호 위에 설치된 임시무대 수상아트홀에서 열리는 ‘필름 초이스’(13일) ‘헬로 루키 초이스’(14일)도 눈보다 귀를 자극하는 자리. 영화에 얼굴을 비춘 국내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 국카스텐, 타바코쥬스, 이상미, 나비맛(13일), 데이브레이크, 몽니(14일)가 공연을 펼친다. 신인 뮤지션들이 14일 오후 7시 앨범 제작 지원을 놓고 경연을 펼치는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도 귀 기울여 볼 만한 행사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무료 공연도 있다. 요술당나귀, 나라, 도린, 토마토 먹는 고양이, 파티스트릿 등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뮤지션들이 제천 시내 곳곳에서 자신들만의 무대를 연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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