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서해훈련(5~9일) 마지막날 오후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을 향해 해안포 130여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이중 일부는 NLL 이남 해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북한군의 도발 행위는 처음이다. 특히 8일 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경북 포항 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55대승호’가 북한에 나포된 데 이어 해안포 발사까지 발생해 남북간 긴장관계가 급격히 경색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국방부는 9일 “북한군이 오후5시30분부터 3분 동안 백령도 NLL 인근 해상에서 해안포 10여발을, 오후5시52분부터 6시14분까지 연평도 앞 NLL 인근 해상에 12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며 “우리 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일부 해안포는 NLL 이남 해역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사격으로 물기둥과 포성도 관측됐다.
해군은 해안포 발사 확인 후 오후5시49분께 경계 및 전투대비태세를 강화했고 오후5시53분에는 무선통신망을 통해 북한에 경고방송을 했다. 군은 북한군의 사격에 대응한 경고사격을 자제하는 가운데 즉각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민구 합참의장과 군 수뇌부도 지휘통제실 등에서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군은 또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역 어선들의 출항을 전면 중지시켰다. 군 당국은 북한이 NLL 인근 북측지역 해안과 섬 등에 해안포 1,000여문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 단독의 서해 합동훈련 종료시점은 9일 오후5시로, 북한은 서해 훈련이 마무리된 직후인 오후5시30분께 해안포를 발사했다”며 “서해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3일 통고문을 통해 서해훈련을 강력한 물리적 대응 타격으로 진압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5시 닷새 일정으로 실시된 서해합동훈련을 마무리하고 부대로 복귀 중이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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