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훈련 적극 대응 엄포 성격 짙어
북한이 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을 향해 130여발의 해안포를 기습적으로 발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발사는 우리 군이 미처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이뤄졌다. 철저히 서해훈련 종료 시점에 맞춰 발사됐다.
우리 군은 닷새 일정으로 진행된 합동해상훈련 마지막 날인 이날 서해 NLL과 인근 해상에서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이 서해로 은밀히 침투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를 탐색하고 추적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백령도에서는 155㎜와 105㎜ 견인포와 박격포 포격 훈련도 실시했다. 특히 천안함이 북한군의 기습 공격을 받아 격침된 야간시간대가 경계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경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야간 탐색훈련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우리 군은 훈련 기간 내내 “북한의 어떤 도발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경계태세를 강화하며 북한의 동태를 주시했다. 북한도 물리적 타격을 하겠다며 구두론 경고를 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훈련이 종료된 직후 백령도 부근에 해안포 10여발을 기습 발사했다. 우리 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0여분 후 연평도 부근에서 또 다시 해안포를 발사했다. 1차 발사 때보다 훨씬 많은 120여발이나 됐다. 특히 해안포 일부는 NLL 이남 해역에 떨어진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NLL 쪽으로 해안포를 집중적으로 발사한 것을 두고 군은 일단 이날 종료된 합동훈련에 대한 대응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은 앞서 남측의 서해 합동 해상기동훈련에 대응한 물리적 대응을 하겠다고 수 차례 경고했었다. 북한은 1월 27~29일에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해상으로 해안포와 방사포, 자주포 등 400여발을 발사했으나, 당시엔 사전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해 발사를 예고한 만큼 이번 발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장산곶과 옹진반도, 강령반도의 해안가를 비롯한 서해 기린도, 월래도, 대수압도 등에 배치된 해안포 900여문의 사거리가 12~27㎞에 이르고 있어 NLL 인근에서 기동하는 우리 함정을 타격권에 둘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 군은 지난달 25일부터 나흘 동안 동해에서 미군과 함께 대잠수함 작전을 중심으로 연합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내달 중 서해에서 2차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2차 훈련 때는 미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해안포 발사는 앞으로 실시될 우리 군의 단독 또는 한미연합 훈련에 대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는 해석도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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