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8시 서민들이 즐겨 찾는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한 해장국집.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측근 2명, 운전기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총리 후보자로서의 첫 출근길이었다. 해장국집에서 김 후보자를 알아 본 시민들은 “기대가 크다”는 말을 건넸다. 김 후보자는 잠시 뒤 국무총리실 별관 사무실에서 가진 총리실 간부들과의 첫 회의 자리에서 “서민 식당에 가서 손님들의 표정을 보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침 해장국집 방문을 화제에 올렸다.
김 총리 후보자는 ‘후보자 첫 날’을 오전6시30분께 세종로 인근 오피스텔의 주거용 개인 사무실에서 일어나 조간 신문기사를 스크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대승호 문제에 대해 “참 안타깝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오전10시쯤에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인근의 국무총리실 창성동 별관에 들어섰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인사청문회 임하는 각오를 묻자 “열심히 공부해 국민들이 청문회를 통해 현안 내용에 대해 공감대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야당에 대해서 “이제 국정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야당과 다르게 다 집권 경험이 있지 않느냐”며 “국정 고급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성동별관 3층에 마련된 66㎡(약20평) 크기의 사무실로 이동한 김 후보자는 총리실 간부들로부터 40여분 동안 총리실 업무 전반 및 국회 청문회 준비 상황 등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엔 박영준(50) 국무차장, 조원동(54) 사무차장, 육동한(51) 국정운영1실장, 김유환(52) 정무실장, 김창영(55) 공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39년만의 40대 총리라는 기록에 걸맞게 참석자 중 48세인 김 후보자가 가장 젊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는 두 가지를 주문했다고 한다. 먼저 실ㆍ국별로 일일이 보고하는 것은 시간 낭비인 만큼 국정운영실이 중심이 돼 키워드 중심으로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기존 출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이슈에 따라 탄력적으로 업무 시간을 조절하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김 후보자는 총리 지명 당일에도 “틀에 박힌 대로 하지 말라”, “언론용으로 연출하지 말고 간소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총리실에서 예비차량이 에쿠스와 그랜저TG가 있다고 보고하자 “기왕이면 작은 차로 하라”고 지시해 후자를 택했다.
점심을 근처 감자탕 집에서 30분만에 해결한 김 후보자는 오후엔 주로 개인 사무실에 머무르며 현안 공부에 집중했다. 저녁 메뉴는 김 후보자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찌개였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