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영화는 이…익셉션(인셉션), 솔트, 이끼 세 편만 있어요. 화면 컴정(검정) 표시된 자리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어요.”
3일 서울 도심 한가운데 명동에 위치한 영화관에 인도ㆍ베트남ㆍ중국인 티켓 판매원이 등장했다. 상냥하지만 어눌한 한국어로 고객을 맞은 이들은 사시칸트 쿠마르(29ㆍ인도), 잉 리 시에(26ㆍ중국), 천 티 투이(24ㆍ베트남)씨. 지난달 5일부터 6주 과정의 CJ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 중인 22명의 해외 인턴 중 이들 3명은 CJ CGV에 파견된 터였다.
기업의 해외 인력 채용이 진화하고 있다. 싼 임금을 보고 해외에 공장을 세우거나 물건을 파는 과정 상의 편의를 위해서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현지의 간극을 좁히고 국내 직원들의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해서 해외 우수 인재 선점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 바로 글로벌 인턴 채용의 확대다.
CJ는 2008년 상반기부터 1년에 두 차례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인턴을 선발, 회사 영업 현장 등을 체험하는 ‘GNs’(Global Network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주간 토요일마다 모여 그룹의 사업 이해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체험하는 GNs를 수료해야 글로벌 인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
해외 사업의 핵심축이 중국인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인턴을 채용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부터 1년에 2차례 20~30명 내외의 중국인 유학생을 선발, 1주간의 연수원 교육과 4주간의 점포실습에 참여시켜 왔다. 현재 글로벌 인턴십 3기가 각 점포에서 실습 중이며 1,2기를 거친 중국인 유학생 20여명은 중국 현지 이마트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국외 점포의 효율적인 현지화를 위해 2007년부터 총 53명의 글로벌 인턴을 채용했다. 올해는 6월 21일부터 4주 일정으로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몽골 등에서 온 유학생 10명이 인턴으로 근무했다. 또 올 들어 처음 외국인 유학생 인턴십을 마련한 한화는 14개국 출신 21명의 인턴을 뽑아 6월 21일부터 4주간 활동케 했다. 우수 인턴은 정규직으로도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이 같은 글로벌 인턴 채용이 한국과 해외 현지 문화의 융합을 도울 뿐 아니라 함께 근무하는 한국 직원의 글로벌 마인드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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