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핸드볼이 지난달 31일 국내에서 막을 내린 제17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뛴다. 이번 대회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한국은 2013년 세계남녀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신발끈을 동여맸다.
사상 첫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노르웨이와 러시아, 몬테네그로 등 유럽의 벽에 막혀 4위에 그치고 말았다. 비록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핸드볼도 관중몰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동원 관중은 없었다
그 동안 한국 핸드볼은 국내대회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동원 관중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본선 라운드가 열린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는 가족단위의 구름 관중이 몰려 들었다. 한국-세르비아전(2,500명), 한국-독일전(3,000명), 한국-노르웨이전(2,000명) 등 3경기에 7,50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번 대회 실무를 책임진 김기영 대한핸드볼협회 본부장은 9일 “이번 대회는 관중을 동원하지 않았다. 솔직히 관중이 없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면서 “대회 장소가 팬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학 구내 체육관이었지만 많은 팬들이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아 줬다. 핸드볼 경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해준 분들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합격점을 받은 대회 운영과 시설
국제핸드볼연맹(IHF)은 서울과 광주, 천안에서 분산 개최된 이번 대회 운영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20여년 만에 핸드볼 국제대회를 개최한 한국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는 평가를 내렸다. 대회가 열린 경기장과 선수단 숙소, 훈련장 등도 국제대회를 유치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칭찬도 함께 받았다.
다만 IHF는 숙소와 경기장을 이동할 때 교통 체증이 심했다는 점, 홈팀 경기가 TV 중계로 인해 오후 2시에 편성된 것을 ‘옥에 티’로 지적했다.
김기영 본부장은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대회는 성적만 좋았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한국핸드볼도 저변을 확대하고 흥행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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