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문제로 전세계에서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은 우유 무상급식 폐지 논란에 휩싸였고, 미 와이오밍 주(州)는 국립공원을 팔겠다고 나섰으며, 지구관측 위성들은 중요한 기기를 갖추지 못한 채 쏘아 올려질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은 7일(현지시각) 보건부 앤 밀턴 차관이 재정문제로 우유 무상급식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달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그런 아이디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부인, 일단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국에서는 데이브 프루덴달 와이오밍 주지사가 “연방정부가 교육 예산을 더 지원하지 않으면 ‘그랜드 티턴(Grand Teton)’국립공원을 팔아 치우겠다”고 사실상 협박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산과 호수가 조화를 이룬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프루덴달 주지사는 “1억2,500만달러에 경매에 부칠 수 있다”고 가격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연방정부와의 예산지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요즘 지극히 우울하다. 미 스탠포드대 기후학자 크리스토퍼 필드는 최근 아마존 산림훼손을 모니터링 하는 위성이 고장 나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예산 부족으로 고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UC버클리 대학의 기후학자 이네즈 펑도 최근 정부 자료를 받아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향후 쏘아 올려질 위성에 탑재될 기기 목록에서 기후를 연구할 일부 기기가 삭제됐기 때문이다. 예산부족으로 해양의 대기와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기기탑재가 취소된 것이다. 펑은 머큐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진찰해야 할 아픈 환자가 있는데, 온도계가 없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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