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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 깎아드립니다" 부동산 할인 또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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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 깎아드립니다" 부동산 할인 또 할인

입력
2010.08.0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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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은 지금 ‘바겐세일’중이다.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시작된 아파트 할인분양에 이어, 이제는 ‘반값 상가’와 ‘반값 콘도’까지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불황의 골이 주택시장을 넘어 부동산 투자상품 시장으로까지 깊게 파이면서, 불황타개를 위한 업계의 몸부림이 가격 낮추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0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활황을 타고 낀 10년 호황의 거품(버블)이 빠지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할인 또 할인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아파트 할인 판매바람은 수도권까지 북상한 데 이어, 이젠 도저히 서울 강남권까지 진입했다. 1~2년전만해도 강남은 분양과 동시에 몇 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던 곳이지만, 시장침체 앞에서 이젠 분양가 밑으로 팔아야 하는 ‘굴욕’을 겪고 있다.

건설사들이 실시하는 미분양 아파트의 할인율은 서울이 통상 10~15% 정도, 지방은 20% 안팎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 재건축아파트(1,142가구) 중 미분양 가구를 9~10% 낮춘 분양가로 내놓았다. 금호건설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지은 주상복합아파트 ‘리첸시아 방배’를 기존 분양가보다 최대 30~35%(최대 5억원)까지 깎아서 팔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가 시작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GS서초아트자이’ 주상복합 역시 204㎡의 경우 최초 분양가(19억원)보다 평균 15% 낮춘 상태. 강원 원주시 행구동에서 분양한 효성은 117~189㎡ 652가구 중 잔여물량을 14~21% 할인하고 있다.

바겐세일은 이제 아파트를 넘어 상가와 콘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산경남지사는 부산지역 분양ㆍ임대아파트 단지 내 미분양 상가를 최대 69%까지 분양가를 인하해 내놓았다. LH대전충남본부도 최근 대전ㆍ충남지역 미분양 상가 38개 점포에 대해 적게는 20~30%, 많게는 최초분양가의 50%까지 값을 낮춰 재분양에 나섰다.

지난 달에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송도웰카운티 아파트 1~4단지 안의 미분양 상가 23개 점포를 최초 분양가보다 12~49%까지 낮춰 재공급했다. 하지만 그나마 3개 점포만 낙찰됐고, 나머지 점포들은 차후 입찰을 통해 재분양될 예정이다. 솔렉스플랜닝이 경기 오산시 원동에 짓는 연면적 1만2,100여㎡ 규모의 4층짜리 근린상가 파크스퀘어도 최초 분양가보다 4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미분양 점포를 분양중이다.

강원 고성 동해안에 위치한 금강산비치리조트는 회사보유분 100구좌를 분양가격의 절반 값에 분양중이다. 당초 분양가 1,351만원인 53㎡(16평)은 650만원에, 2,400만원인 99㎡(30평형)이 960만원까지 내렸다. 여기에 일시불 계약인 경우에는 약 10%의 추가 할인까지 더해진다.

걷히는 10년 호황의 거품

얼마 전만해도 건설사들은 가격할인에 대해 요지부동이었다. 미분양이 생기더라도 발코니 무료확장이나 중도금 무이자 알선 같은 가격외적 혜택을 줬을 뿐, 가급적 분양가 자체는 손대려 하지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 팔린다고 분양가를 낮출 경우 제값에 들어온 기존 입주자들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분양이 저조하다고 해서 한번 분양가를 내려버리면 나중에 시장상황이 좋아져도 다시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웬만해선 할인분양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건이 안 팔려 재고가 쌓이면 바겐세일이든 ‘땡처리’든 가격을 낮춰 처분하는 게 정상인데, 유독 부동산 회사들은 재고품(미분양)에 대해 손해는 보려 하지 않고 정부에 떼만 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건설사들도 길어지는 시장침체와 여론의 비판 앞에, 가격할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최근 분양가 할인 판매는 단순 미분양 판촉의 의미를 넘어, 부동산 활황 뒤에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건설업계가 냉정해진 시장에 적응해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분양가 할인은 그 동안 끼어있던 가격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며, 부동산 가격레벨을 한 단계 낮추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도 “10년 호황의 거품이 걷히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분양가 구조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건설업계의 할인 판매는 주택거래 침체와 시세 하락과 맞물리면서 신규 공급 가격 책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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