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김비오(20ㆍ넥슨)가 만성 심장질환(부정맥)을 딛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비오는 8일 제주 오라 컨트리 클럽(파72ㆍ7,08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SBS 투어 조니워커오픈(총상금 3억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2009년 프로로 전향해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다 올해부터 국내에 복귀한 김비오가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다. 이민창(23)과 박도규(40), 아마추어 윤정호(19ㆍ부산외대)는 김비오에 6타 뒤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
2위 그룹에 4타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김비오는 전반에 2타를 줄이면서 우승을 예약했고 15번홀(파5)에서 1.5m 이글 퍼팅이 홀컵에 빨려들어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김비오는 6학년 때 부정맥이란 심장질환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전기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병이다. 김비오는 수술 이후 6개월 만에 부정맥이 재발된 뒤 지금도 호흡이 고르지 못하다. 김비오는 3라운드에서도 드라이버샷을 날린 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필드에 주저앉기도 했다.
김비오는 경기 후“긴장을 하거나 힘들 때면 심장이 빨리 뛴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부정맥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47ㆍ김승국)를 따라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간 김비오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국내로 돌아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김비오는 2008년 한국과 일본에서 아마추어선수권을 잇달아 제패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에서는 좀처럼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김비오는 올해 열린 KPGA 투어에서도 2개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하다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
이번 대회 라운드 도중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 김비오는 “코스를 아끼고 사랑하면 잘못 친 공도 좋은 곳에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쓰레기를 잘 주워 캐디분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고 활짝 웃었다.
사상 첫 3년 연속 상금왕에 도전하는 배상문(24ㆍ키움증권)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33위, 올해 상금과 대상 포인트 등 주요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대현(22ㆍ하이트)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60위에 그쳤다.
제주=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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