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축구에서도 통한다. 선수로서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그라운드를 누비며 득점포까지 쏘아 올리는 ‘진정한 철인’은 인간 승리의 표본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이가 들어도 골 감각만은 여전한 각국의 축구 철인들을 소개한다.
리마와 미우라, 셰링엄의 차이
프로축구 역사상 최고령 골 기록은 브라질에서 나왔다. 브라질의 페드로 리베이로 리마는 브라질 2부리그 데포르티바 페릴리마의 회장이자 선수다. 그는 클럽 구단주라는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최고령 골을 기록했다. 1948년생인 리마는 59세 때 비로소 골맛을 봤다. 물론 필드골은 아니었다. 2007년 브라질 2부리그 챔피넨세과 경기에서 리마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감격의 골을 터트렸다.
9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골잡이 미우라 가즈요시(요코하마)는 일본 프로축구 최고령 득점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미쓰자와 경기장에서 열린 오카야마와 J2리그 홈경기에서 후반 44분 교체 투입돼 4분 만에 골을 터트려 건재를 과시했다. 67년생인 미우라는 올 시즌 첫 번째 골을 넣으며 일본 프로축구 최고령 득점 기록을 43세162일로 새로 썼다.
한국 K리그에서는 미드필더 김기동(포항)이 최고령 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72년생인 김기동은 37세244일 때인 지난해 9월16일 부산과 컵대회 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득점포를 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테디 셰링엄(전 웨스트햄)이 2006년 12월26일 포츠머스전에서 골을 넣어 40세268일이라는 EPL 최고령 골 기록했다.
큰 대회에서 빛을 발하는 노익장
‘철인’들의 풍부한 경험은 보통 큰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로저 밀러(카메룬)와 파울로 말디니(이탈리아), 호마리우(브라질) 등이 노익장을 단단히 뽐냈다. 카메룬 국가대표였던 밀러는 42세의 나이에 94년 미국월드컵에 출전해 러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골을 터트렸다. 42세39일에 기록한 밀러의 득점은 역대 월드컵 최고령 골로 남아있다.
이탈리아 AC밀란의 전설이 된 수비수 파울로 말디니도 ‘별들의 무대’에서 멋진 골을 기록했다. 2005년 당시 36세였던 말디니는 2004~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리버풀(잉글랜드)과 경기에서 전반 1분 만에 선취골을 넣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AC밀란이 승부차기 끝에 리버풀에 패했지만 말디니의 골은 역대 챔피언스리그 결승 최고령 득점이다.
브라질의 골게터 호마리우도 선수 생활 말년에 믿을 수 없는 골 퍼레이드를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94년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마리우는 2005~06 시즌 바스코 다 가마에서 31경기 22골을 기록, 39세로 역대 최고령 브라질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