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사인 휴렛팩커드(HP)의 최고 경영자(CEO) 마크 허드(53)가 성희롱 추문으로 낙마했다.
HP는 마케팅 대행사의 여성 대표가 성희롱을 당했다는 제보에 따라 진상조사를 벌여, 관련 내용 일부를 확인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이 여성은 2007~09년 허드가 참석한 10여 개 행사를 진행했으나, 허드와 ‘친밀한 성적 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허드는 자신의 비위사실을 감추기 위해 회사에 제출한 일부 서류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는데, 이 가운데는 여행 및 숙식과 관련해 사용한 2만달러에서 1,000달러 안팎에 이르는 허위 청구서들이 포함됐다.
HP 이사회는 허드의 정직성 등을 문제 삼아 더 이상 CEO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허드 역시 “HP에서 지켜온 기준에 부응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인정하고 “계속 유능한 리더로 남아 있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드는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된 칼리 피오리나의 뒤를 이어 2005년에 HP의 경영책임자에 올랐다. 허드가 재임하는 동안 HP는 주가가 두 배 오르며 세계 1위의 컴퓨터 제조사 자리를 지켰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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