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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보증보험 사장 선임 또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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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보증보험 사장 선임 또 코미디

입력
2010.08.0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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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의 '사장 선임 코미디'가 점입가경이다.

서울보증보험은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방영민 현 사장을 향후 1년간의 차기 사장 '후보'로 의결했다. 전날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연임 방침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식 선임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대표이사 임기는 3년'이라고 규정한 정관 때문. 서울보증보험은 이 때문에 이달 말 임시주총을 또 열어 정관을 1년으로 고친 다음, 방 사장을 정식 차기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두 달 간의 사장 선임과정은 '코미디 연속극'과 다를 게 없었다. 처음 공모는 대통령의 고교 후배가 유력후보로 포함되는 바람에 '측근인사 논란'이 일자, 다른 후보까지 주저앉히며 아예 없던 일로 해버렸다. 이어진 두 번째 공모엔 보험분야에 꽤 전문성 있는 후보들이 대거 응모했고 3명의 최종 후보까지 압축했지만, 막바지 단계에서 돌연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또다시 무산됐다. 그리고는 3차 공모는 뚜렷한 설명도 없이 아예 1년 뒤로 미뤄버렸다.

세계 10위권 보험시장을 가진 우리나라에 그렇게 보험전문가가 없다는 말인지. 도대체 얼마나 완벽한 사람을 사장으로 영입하려 하기에, 1,2차 공모를 다 수포로 만들고 1년을 더 기다리자는 말인지. 평소 공기업이나 정부 유관기관에 임명되는 인사들을 보면 '함량미달'도 적지 않던데, 별로 크지도 않은 공적자금 투입기관인 서울보증보험에 대해선 왜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지.

하지만 당국에선 계속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전혀 설명이 없다. 그렇게 사람이 없으면 현 사장을 그냥 연임시키면 될 텐데, 그건 싫었던지 정관까지 고쳐가며 3년 임기를 1년으로 줄여버렸다.

이쯤 되면 그냥 넘길 해프닝 수준은 아니다. 마구잡이식 낙하산 인사도 문제지만, 몇 번을 해도 사장하나 못 뽑는 무기력 인사 또한 '난맥상'이라 불러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김용식 경제부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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