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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설 깃든 오페라… 뒤집어 본 천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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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설 깃든 오페라… 뒤집어 본 천일야화…

입력
2010.08.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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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함께 즐기는 무대로 무더위 속의 추억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중국과 아랍이라는 독특한 배경으로, 단순한 여흥을 뛰어넘는 것은 묵직한 원작과 진지한 연출 덕이다.

수수께끼를 풀지 못 하면 인형 속에 갇혀 죽는다. 중국의 전설에 근거한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에 거대한 중국 타악기 세트가 운을 맞춘다. 전막 오페라 공연으로는 국내 최초로 오전 11시 개막을 선언한다. 예술의전당이 만드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다.

서울시극단이 올릴 국내 최초의 아랍 연극 ‘왕은 왕이다’는 판타지의 보고 ‘아라비안 나이트’를 뒤집은 결과다. 특히 아랍의 정치 관습에 근거해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책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은 진정한 문화 소통이란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영어는 물론 아랍어 자막까지 설치된다.

예술의전당 가족오페라 ‘투란도트’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로 호응을 얻은 ‘예술의전당 가족 오페라’는 10주년 기념 무대를 푸치니의 ‘투란도트’로 꾸민다. 아랍 풍의 원작을 고대 중국 쪽으로 바싹 당겨온 무대 개념이 참신한 감동을 예고한다. 진시황의 무덤에 있던 토우 12개, 죽음과 결혼을 상징하는 등불 18개 등 동양적 상징 어법이 가득하다.

5음계와 중국의 대표적 민요 ‘모리화’ 등 동양적 정취가 가득한 음악을 기조로 푸치니의 유려한 선율이 돋보이는 ‘공주는 잠 못 들고’ 등 낭만주의의 절정을 상징하는 선율의 향연이다.

여느 오페라에서는 한자리에 붙박이로 있는 합창단이 이 무대에서는 적극적 의미를 띤다. 인천오페라합창단(32명)과 성산소년소녀합창단(10명)은 일반 오페라에서의 소극적 의미를 벗어나, 무대의 전개에 따라 약간의 동작을 취하며 극중 인물들의 내면적 상태를 표현한다. 바로 연극에서의 코러스 개념이다.

‘토스카’ ‘마스카니’ 등 9편의 오페라 연출을 통해 강렬한 단순미를 과시한 여성 연출가 장영아(39)씨의 무대가 주는 맛이 특별하다. 장씨는 “단순, 강렬, 세련을 목표로 사실적 표현을 극소화시킨 미니멀리즘의 무대”로 이번 공연을 압축하고 “여성적인 섬세함보다는 극장 특유의 깊이감과 높이감을 최대한 살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15, 21, 2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80-1300

아랍 작가의 권력풍자극 ‘왕은 왕이다’

민정 시찰을 나갔다 시장에서 술에 취한 왕이 있다. 그는 왕이 되고 싶어하는 가난한 상인을 궁궐에 데려온다. ‘왕은 왕이다’는 아랍의 대표적 작가 사이달라 완누스의 정치풍자극으로, ‘아라비안 나이트’의 152일째 밤을 발전시킨 작품이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져 전흔이 깊게 패여 있던 1968년, 브레히트를 연구하고 있던 완누스가 아랍 민중을 각성시키기 위해 쓴 작품이다.

역할 놀이와 서사극적 전략을 무대의 뼈대로 삼는 이 연극은 권력의 속성에 대한 냉소적 코미디다. 연출자 최용훈씨는 “권력에 대한 우화적 고찰”이라며 “모티프가 된 천일야화 중 한 대목을 정반대로 뒤집어, 객석에 권력의 허와 실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창직, 강지은씨 등 출연. 9월 3~19일 세종M시어터. (02)399-1114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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