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기독교계가 광복절에 전국 70 여개, 해외 70여개 도시에서 100만여 명 기독교인들이 참가하는‘8ㆍ15 대성회’를 연다.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한국 기독교계가 이념과 교파를 떠나 ‘생명, 평화, 희망’을 위해 합심해 기도한다는 사실이 반갑다.
사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념적 갈등과 분열은 종교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종교와 정치가 마찰을 빚고, 종교가 종교를 폄하하고, 같은 종교 안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 천안함 격침 사건, 남북관계와 대북 지원, 한상렬 목사 방북기자회견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갈등이 그렇다.
그런 갈등은 특히 기독계가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계는 이 정부 들어 독선과 타 종교에 대한 배타성을 드러내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실천보다는 교파와 교단의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래서 기독교계 안에서조차 종교가 이념에 밀려 국가와 이웃을 생각하고 사회의 아픔을 쓰다듬는 데 소홀히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독교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한 공교회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념과 교파를 넘어 ‘8ㆍ15 대성회’를 마련해 “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한국사회에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은 의미가 크다. 종교로서 또한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자 역할이기도 하다. 참다운 종교는 차별하지 않으며, 분열을 지향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어느 때보다 관용과 화합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치유가 필요해 보인다. 그 일에 교파와 교단,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일치와 화합의 ‘8ㆍ15 대성회’를 통해 기독교계는 한 마음으로 우리 사회에 평화와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번 행사를 단순히 1회성 기도로 끝내지 않고 다양한 학술행사와 포럼으로 구체적 길을 찾고, 당장 일본에 군대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니 한국 기독교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실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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