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국내 최대 카드 결제망을 가진 비씨카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통신과 신용카드의 융합바람이 불면서 특히 비씨를 손에 쥐게 된 KT와, 하나카드의 손을 잡은 SK텔레콤 등 두 통신공룡의 대결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보유중인 비씨카드 지분 27.65% 가운데 20%를 KT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양측은 다음달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실사와 가격협상을 거쳐 이르면 연말까지 최종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T측이 비씨카드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매각 지분을 늘려줄 것을 요청해 당초 매각계획(14%)보다 6%를 더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6%에는 우리은행이 추후 다시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이 붙었다. 이 관계자는 또 “매각 후에도 지분이 일부 남아있어 기존 비씨카드와의 결제망 사용 등 제휴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과도 비씨카드 지분(14.85%)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던 KT는 이로써 우리ㆍ신한은행과의 매각 협상이 순차적으로 완료될 경우, 현재 비씨카드의 1대주주인 보고펀드(지분율 30.68%)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업계는 ‘KT-비씨 연합’이 가져올 파괴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다(300만개) 가맹점을 보유한 비씨카드의 결제망이 KT의 통신망과 결합할 경우, 영향력은 하나SK카드를 훨씬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이 카드사 한 곳과 협약을 맺은 데 비해, KT는 전체 카드 결제망을 보유한 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KT는 비씨카드 결제망을 사용하는 11개 은행과도 전략적 제휴가 가능해 진다.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도 최근 KB카드 분사와 함께 KT와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카드 활성화가 어려웠던 것은 인프라 부족 때문이었는데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면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이 이뤄질 것”이라며 “모바일카드 시장에서 KT의 영향력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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