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에겐 여름휴가의 최절정기인 요즘이 연중 최악의 비수기다. 이 시기엔 매출 목표를 채우는 것조차도 버겁다. 그렇다 보니 이 고비를 넘기 위한 이색 마케팅이나 통념을 깬 역발상이 쏟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최근 들어 ‘애완동물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많은 고객들이 휴가를 갈 때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겨냥한 아이디어다. 숙박과 3끼 식사는 물론 산책도 시켜준다. 또 고슴도치나 이구아나 같은 희귀동물도 돌봐준다. 휴가철 최성수기에 접어들면서는 하루 평균 40~50마리가 맡겨진다고 한다. 아이파크백화점 관계자는 “애완동물을 맡기러 온 김에 바캉스 용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과 천호점, 목동점 등 3곳에서 비발디파크 워터파크 입장권을 50~60% 할인판매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점포 인근에서 해당 리조트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점을 고려, 휴가를 떠나는 고객들이 매장을 다시 한번 찾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9일부터 전국 34개 전 점포에서 5만원 이상을 구매한 뒤 도장을 받아오는 10명에게 500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국 전 점포를 연계한 행사는 처음이었는데 보름만에 선착순 10명이 채워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면서 “비슷한 행사를 다시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7일 경기점 문화홀에서 게임과 클래식을 함께 즐기는‘모차르트 웹게임 음악회’를 연다. 또 본점에서는 8일까지 희귀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신비한 동물의 세계전’을 개최한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AK플라자는 15일까지 수원점에서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야외 수영장을, 평택점에서는 22일까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키즈 풀(kids pool)을 각각 운영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구매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발상의 전환도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13일부터 한여름에 모피코트를 할인판매하는 ‘월드 퍼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중장년 여성은 물론이고 결혼 혼수를 마련하려는 젊은층까지 염두에 둔 행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본점에서 모피 특가전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 이번엔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름휴가철은 평균 매출액이 통상적으로 다른 때에 비해 30~40% 정도 줄어든다”면서 “고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하나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만큼 매일같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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