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7일 애리조나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이때부터 심상찮았다. 추신수(28ㆍ클리블랜드)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뿜었다. 상대는 팀 린스컴. 2008년 18승, 지난해 15승을 올리며 투수 최고의 영예라는 사이영상(내셔널리그)을 2년 연속 수상한 괴물이었다. 린스컴은 올해도 11승5패 평균자책점 3.15에 159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시즌 돌입 후에는 세 시즌 10승 달성에 빛나는 리치 하든(텍사스)을 혼내줬다. 추신수는 오클랜드 시절 최고 유망주로 꼽혔던 하든을 상대로 시즌 2호 홈런을 작렬, 이름값을 높였다. 이후 추신수는 브론슨 아로요(신시내티), 제이크 피비(시카고 화이트삭스), 제레미 본더먼(디트로이트) 등을 차례로 자신의 홈런 리스트에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아로요는 보스턴 시절 기량이 만개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5승을 쌓은 오른손투수. 피비는 2007년 내셔널리그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으로 사이영상을 거머쥐었고 2003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본더먼의 경력은 2004년부터 4년 연속 10승 이상 달성.
이어 추신수의 부상 복귀 후 첫 홈런 상대는 일본의 자존심이었다. 추신수는 6일 보스턴의 심장 펜웨이파크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의 151㎞짜리 직구를 퍼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0-0이던 1회초 2사 후 나온 선제 홈런으로, 추신수의 시즌 14호 홈런이었다. 엄지손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뒤 첫 홈런이었고,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50타점 고지를 밟았다.
클리블랜드는 2-6으로 졌지만 추신수는 마쓰자카를 상대로 홈런 포함 2안타를 터뜨리며 올시즌 맞대결 성적을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끌어올렸다. 추신수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9푼5리 14홈런 50타점 104안타로 전부 팀 내 1위. 14홈런-14도루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한편 2007년 15승, 2008년 18승으로 기세를 올리다가 부상 탓에 지난 시즌 4승에 그친 마쓰자카는 시즌 8승(3패 평균자책점 3.96)째를 챙겼다. 마쓰자카는 추신수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8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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