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지혜를 담은 책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탈무드’는 2,000여년간 구전되어 온 구약 해석과 도덕적ㆍ법률적 생활 지혜를 5세기께 집대성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탈무드는 대부분 유대교 랍비 마빈 토카이어(74ㆍ사진)가 동양인에 맞게 편집한 내용이었다. 토카이어는 1970년대 일본 와세다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일본어로 에세이 형태의 탈무드 관련 책을 20여권 펴냈는데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내에 유입된 것.
하지만 지난 40여년간 국내에서 토카이어의 이름을 달고 나온 무려 160여 종의 탈무드 책은 모두 해적판이었다. 토카이어의 책을 이곳 저곳에서 짜깁기하다 보니 맥락이 어긋나거나 엉터리로 번역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07년에야 현용수 쉐마교육학회장이 정식 계약을 맺고 토카이어의 탈무드를 6권으로 편역했다.
1960년대 서울, 오산 등지에서 미 공군부대 군종장교로 복무하기도 했던 토카이어가 5일 46년만에 방한했다. 그는 6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쉐마교육학회 주최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가해 무수한 인재를 배출한 유대인의 지혜교육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문은 ‘탈무드와 유대인의 신비’ ‘탈무드의 지혜교육 노하우’ ‘문명발달과 유대인의 탈무드’등 세 가지.
토카이어는 방한에 앞서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인에게 탈무드가 얼마나 유용한지, 탈무드를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강의할 것”이라며 “한 사람이 배를 저을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뒤를 돌아봐야 하듯이 인간은 밝은 미래를 위해 과거의 도덕과 지혜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만큼이나 찬란한 유산을 돌아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탈무드는 유대인의 생존과 창의력의 비밀, 지혜와 감수성의 보고”라는 그는 “탈무드는 마지막 페이지가 언제나 비어 있는데 우리 것으로 채워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현용수 학회장은 “정통파 유대인 랍비가 유대인 교육의 비법을 직접 강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의 인성교육과 가정교육,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유대인처럼 한국도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근본적 교육의 대안이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