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이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동성커플 결혼 금지 조치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본 워커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법 판사는 “2008년 11월 주민투표로 통과된 동성 결혼 금지 주민발의 8호는 동성애자라도 스스로 선택한 파트너와 결혼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밝히며 이같이 판결했다.
워커 판사는 판결문에서 “주민발의 8호는 동성 커플에 결혼증명서를 발급하지 않는 어떤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발의 8호의 폐기를 명령했다. 하지만 동성 결혼에 대한 찬반 세력 모두 이번 1심에 앞서 판결과 상관없이 항소할 뜻을 밝혔기 때문에 주민발의 8호 폐기 명령은 일시적으로 유예됐다.
비록 항소심과 연방 대법원까지 가야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지만 이른바 역사적인 ‘동성애 재판’이 동성애자들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미국의 동성애 단체는 이번 판결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판결 소식이 들리자 법원 앞 웨스트할리우드 공원에 운집해있던 동성애자 수 백 명은 일제히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기를 흔들며 환호를 질렀다. 원고인 크리스 페리 커플은 “오늘 드디어 우리가 해냈다”며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라 평등의 가치를 지키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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