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로 뒤진 인창고의 7회초 무사 1∙2루 황금 기회. 적시타 한방만 터진다면 인창고가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마운드에는 야탑고 오른손 투수 신유원(17ㆍ2년). 숨을 한 번 크게 내쉰 신유원이 갑자기 뒤로 돌아서 유격수에게 공을 던졌다. 2루 주자 김달환이 옴짝달싹 못하고 그대로 아웃.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값진 견제였다. 한숨을 돌린 신유원은 이어 5번 김민찬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수 차례 위기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야탑고 에이스 신유원이 5일 인창고와의 2회전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신유원은 선발 김석구에 이어 3회 구원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신유원은 7회 무사 1∙2루, 8회 1사 2∙3루, 9회 무사 1루 위기를 전부 무실점으로 넘겼다. 고교 선수답지 않은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경기 후 신유원은“몸쪽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하고자 노력했는데 잘된 것 같다”면서 “7회초 위기를 넘겼을 때는 날아갈 것 같았다. 한 점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신유원의 투수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신유원은 충훈고에서 야수를 하다 야탑고로 전학 와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로 나선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신유원은 “투수가 더 매력이 있다. 타자랑 수 싸움을 할 때 재미를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신유원의 구속은 아직까지 135㎞를 밑돈다. 구속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 “나중에 두산에 가서 임태훈 선배님의 배짱을 닮고 싶다”는 신유원은 “이대호 선배님을 꼭 삼진으로 잡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수원=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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