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고 온화한 ‘원 할아버지’ 이미지는 허상.”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를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 16일 홍콩에서 출간된다. ‘중국 최고의 연기자, 원자바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중국 정부에 반대해온 작가 위제(余杰ㆍ37)가 쓴 것으로, 위씨는 당국의 협박을 무릅쓰고 책 출간을 강행했다.
위씨는 4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경찰에 불려가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으며, 경찰이 “원 총리를 비판하는 것은 국가 이익과 안보를 해치는 행위라 류샤오보처럼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는 대표적 반체제 인사로 중국의 정치개혁을 요구한 ‘08 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11년형을 선고 받았다.
위씨는 원 총리의 온화한 이미지와 자유를 탄압하는 중국 정부의 강경책의 간극을 지적했다. 2008년 쓰촨 대지진 현장을 소박한 점퍼 차림으로 누비면서 이재민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위로하는 원 총리의 모습은 중국인뿐 아니라 해외에도 감동을 줬다. 그런데 그 뿐,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그는 원총리가 인명피해를 불렀던 부실공사 등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국가차원의 해명 없이 유야무야 됐고, 오히려 자발적으로 사건을 조사하던 사람들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또 장쩌민 전 주석 통치 시절 일부 반체제 인사가 풀려난 것에 비해 후진타오 주석과 원 총리 치하에서는 한 명도 풀려나지 못했다며 “더 엄격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톈안먼 사태로 실각한 자오쯔양 당시 총서기의 비서였던 바오퉁도 책 서문에 ‘가상의 중국과 진짜 중국’이라는 글을 실어 원자바오가 바로 그 예라며 꼬집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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