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FTA 합의안 변경 파상공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FTA 합의안 변경 파상공세

입력
2010.08.05 07:58
0 0

‘기존의 안을 그대로 처리하지는 않겠다’(미국)

‘(기존 합의안에서) 점 하나도 바꿀 수 없다’(한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안을 바꾸려는 미국측의 파상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재협상 내지는 추가 협상을 압박하는 미 행정부와 정치권, 노조의 강경 발언들이 연일 쏟아진다.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패색이 짙은 민주당으로선 한ㆍ미 FTA를 통해서라도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 비록 우리나라는 ‘원안변경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9월말 실무협상 개시를 앞두고 수위를 높여가는 미국의 공세에 얼마나 견고하게 버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최대 노조조직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집행위원회 행사에 참석했다. 자신이 속한 민주당의 최대 정치적 기반인 노조를 향해 손을 내밀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자리. 당초 예상과 달리 이 자리에서 한ㆍ미 FTA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재협상을 강력히 주장하는 노조측의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오바마 행정부가 한ㆍ미 FTA 비준 과정에서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동자 보호조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비준안을 지금 상태로 의회에서 처리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재협상 공세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정치권의 공세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 상원에서 한ㆍ미 FTA를 다루는 재무위원회 맥스 보커스 위원장은 4일 농림식량위 청문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한국이 시장을 열어주지 않을 경우 한ㆍ미 FTA에 대한 상원 청문회 일정을 내가 왜 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ㆍ미 FTA 비준을 다룰 청문회를 아예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얘기. 하원에서 한ㆍ미 FTA를 다루는 세입위원회 샌더 레빈 위원장도 최근“자동차와 쇠고기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미국의 모든 수출품의 한국 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며 공세 범위를 더 확장했다.

현재 자동차의 경우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철폐 시기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자동차 연비와 배기량이 클수록 세금을 많이 내는 자동차 세제 등 비관세 장벽도 대폭 완화해야 된다는 것이 미국 내 재협상론자들의 요구. 쇠고기는 월령과 부위 관계 없이 모두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들끓는다.

우리 정부는 원안 고수를 외치며 배수진을 치고 있지만, 미국측의 날카로운 공세가 점점 버거워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은 미국측이 구체적인 카드를 꺼내 보이지 않고 엄포만 놓는 상황에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간선거 탓에 공세 강도를 계속 높일 것이기 때문에 쉬운 싸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상대방의 패를 보기 전에 먼저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고,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위원은 “미국이 정작 말 공세와 달리 실제 협상에서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