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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중국인 관광객에 감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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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중국인 관광객에 감동을

입력
2010.08.0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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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관광지도가 바뀌고 있다. 연간 4,70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거대 중국의 관광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 일본 대만 등 각국은 경쟁적으로 비자발급 기준을 완화하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중국 관광시장을 코앞에 두고도 연간 1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그쳤다. 까다로운 비자 발급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번 달부터 중국 대기업 임직원과 교사 등 중산층에 대한 비자발급 기준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관광객 유치에 물꼬가 터진 셈이다. 중산층 이상 중국인들이 3년 동안 무제한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했고, 입국 목적에 따라 한 번 비자를 받으면 2차례 입국할 수 있는 더블비자 제도도 도입됐다.

한국 관광 만족도 아주 낮아

이제껏 까다로운 비자발급으로 중국 관광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관광업계 또한 관광객 유치에 애를 먹었다. 획기적인 이번 비자제도 개선 조치로 한국 관광은 양적ㆍ 질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모두 82만5,000명이었지만, 올해 전체로는 ‘비자 효과’에 힘입어 2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산층과 대학생 등이 간편하게 개별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단체관광 중심에서 개별관광이 늘어나는 등 관광 패턴이 바뀌고, 관광시장도 저가 위주 관광에서 고가 관광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그러나 비자발급 제도의 개선 만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일 우리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데 있다. 숙박시설은 여전히 부족하고 언어 장벽은 높기만 하다. 중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한국인들에게서 은근히 무시 받는다는 느낌도 한국 여행에서 불만족 요인이다. 실제 한국 여행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평가는 일본 홍콩 마카오 등 인근 10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하드웨어도 문제지만 소프트웨어는 더 보완해야 할 과제이다.

중국인 관광객 몇 명을 더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관광객을 유치해 돈을 쓰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싸구려 패키지 관광에 골탕 먹은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한국 관광 절대로 가지 말라’는 글을 올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또 현재의 관광시장 구조도 냉정히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저가 관광과 출혈 경쟁→질 낮은 무자격 가이드 양산→관광 만족도 저하’의 악순환 구조를 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밀한 후속 대책 없이 접근할 경우 오히려 ‘중국 관광 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제도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관광 상품의 내용이다. 중ㆍ장기적으로 중국인들이 매력을 느낄 관광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지역별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서울과 제주에 집중되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 중저가 호텔부터 특급호텔에 이르기까지 숙박시설을 다양하게 정비하고, 중국인 가이드를 질적ㆍ 양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단순 관광에서 벗어나 한류관광 의료관광 연수관광 국제회의 등 고부가가치 관광시장과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

관광상품 고급화ㆍ 업계 혁신을

관광 마케팅전략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주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의 ‘1선 도시(대도시)’거주민 위주였다면 앞으로 청두(成都) 난징(南京) 푸저우(福州) 등 2ㆍ3선 도시(각 성의 주요 도시)로 마케팅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대표적 신용카드인 인롄카드(China Union Pay) 가맹점을 확대하는 등 중국 내에서처럼 편리하게 돈을 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업계의 자기 혁신과 변화 노력이 시급하다. 지금처럼 덤핑·출혈 경쟁과 쥐어짜기 식 거래 관행은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키울 뿐이다. 근본적인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 몇몇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중국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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