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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메시 출전 오락가락… 한국축구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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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메시 출전 오락가락… 한국축구 '우롱'

입력
2010.08.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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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클럽'의 오만에 K리그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FC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올스타전은 K리그와 팬들에 연중 한번뿐인 '잔칫날'이다. 그러나 잔치의 주인을 무시한 '주빈'바르셀로나의 오만하고 일방적인 처사와 주최측의 준비 소홀로 잔칫상을 받기도 전에 분위기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당초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스페인 대표팀 선수들이 불참한다고 할 때부터 바르셀로나 측의 성의 있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감독이 경기 전날 간판 스타 리오넬 메시의 불참을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당하게 밝힌 것은 잔칫상을 뒤엎는 행동에 다름 아니다. 바르셀로나에게 한국 팬들과 K리그 올스타전은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조금이라도 한국 팬들과 K리그의 입장을 고려했다면 이 같은 안하무인식의 행태는 있을 수 없다.

프로모터인 ㈜스포츠앤스토리와 프로축구연맹은 기자회견에서 메시 마저 불참한다는 폭탄 발언이 나오자 바르셀로나 숙소를 방문, 장시간에 걸친 설득 끝에 메시의 출전을 약속 받아내는 심야 소동을 벌여야 했다. 잔치에 오기 싫다는 손님에게 주인이 제발 참석해 달라고 머리를 조아린 격이다. K리그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보통 거액의 초청료를 지불하는 친선경기에는 특정 스타를 일정시간 출전시켜 달라는 옵션이 붙는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 후 메시의 출전이 확정되기까지는 8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메시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급히 취소됐고, 경기 당일 새벽에야 바르셀로나가 메시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의 경기 출전을 보장했다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애초에 양측이 합의한 옵션은 아무 것도 없었다는 추론마저 가능하다. 그나마 과르디올라 감독의 돌출 발언이 아니었다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해프닝이 벌어질 뻔했다.

김정민 스포츠부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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