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44)씨는 지난 주말 땡볕에서 친구들과 골프하고 난 뒤 갑자기 옆구리가 송곳으로 쑤시듯이 아파 응급실을 찾았다. 처음에는 스윙을 하다 담이 결려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통증이 점점 심해지더니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검사 결과는‘요로결석’. 여름이면 40~50대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요로결석 환자가 겨울보다 3배 가량 늘어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여름철, 산통과 비견될 만큼 고통스러운 요로결석을 피해가는 방법을 알아본다.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고, 재발 심해
소변이 만들어져 내려오고 저장되는 공간에 생기는 돌이 요로결석이다. 콩팥과 요관, 방광 등에 주로 생기며, 20~30대부터 발생이 늘기 시작해 40~50대에 가장 많이 생긴다. 남성호르몬과 관계가 있어 여성보다 남성에서 2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요로결석은 일단 한 번 생기면 다시 생길 확률이 매우 높다. 1년 내에 10%, 5년 내에 35%, 10년 내에 50~60%가 다시 생긴다. 특히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 손실이 많아지면서 소변이 농축돼 소변 내 결석 알갱이가 잘 뭉치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은 섭취하는 수분이 충분하지 못할 때, 칼슘이나 수산 등의 성분이 많은 음식을 과다 섭취할 때 더 잘 생긴다. 음식을 짜게 먹는 식습관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요로결석은 ‘산통(産痛)’에 비견될 만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요로결석으로 요관이 막히면 요관의 경련이나 소변이 빠져 나오지 못해 콩팥이 부으면서, 옆구리가 칼이나 송곳으로 찌르듯이 아프다. 심하게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소변검사와 가슴 X선 촬영 등을 통해 요로결석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콩팥이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
돌이 작으면 60~70% 정도 저절로 소변으로 나와
요로결석의 치료법은 크게 자연배출법(대기요법), 체외충격파쇄석술, 내시경적제석술, 일반수술 등 4가지가 있다. 결석의 크기나 모양, 위치, 주변 부종 등을 확인해 가장 적당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자연배출법은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고 하루 2~3리터 이상 물을 마시고, 줄넘기나 가벼운 달리기 등을 통해 돌이 저절로 빠져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다. 결석 크기가 지름이 5㎜ 이하로 작고 결석이 요관 아래에 생겼다면 60~70% 정도가 소변을 통해 저절로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임신부인 경우에는 요관 부위에 부목(관)을 넣어 통증을 조절하고, 자연히 배출되기를 기대하면서 출산 때까지 기다린다.
반면 결석 크기가 5㎜ 이상이고 결석이 요관 위쪽에 생겼다면, 결석에 충격파를 가해 부수는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치료한다. 이 시술법은 결석이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시행할 수 있고, 성공률도 매우 높다. 마취나 입원이 필요 없고 부작용이나 합병증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치료되지 않거나, 요로 아래쪽에 결석이 생겼을 때에는 내시경적제석술을 쓴다. 결석이 지름 2㎝가 넘을 때에는 일반적인 수술을 시행한다.
물 많이 마시고 육류ㆍ소금 섭취 줄여야
요로결석이 생긴 적이 있다면 육류나 염분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요로결석의 원인인 칼슘뇨가 생길 수 있다. 염분이 많은 식품으로는 생선ㆍ육류 캔 가공식품, 피자, 김치, 간장, 피클, 된장, 고추장,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이 있다.
소변에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포함되는 고수산뇨증도 요로결석의 위험 인자이므로 수산화나트륨을 많이 함유한 식품의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든 식품으로는 시금치, 땅콩, 초콜릿, 홍차, 양배추, 파, 부추, 딸기, 당근 등이 있다.
이용성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흔히 커피나 맥주를 많이 마시면 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아직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가장 쉬운 요로결석 예방법은 평소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렌지, 자몽, 귤 등 시큼한 과일에 포함된 구연산도 결석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성분”이라고 덧붙였다.
요로결석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저지방 요구르트, 밀크쉐이크, 피자, 치즈, 우유, 연어, 버섯, 아이스크림, 굴, 옥수수, 빵 등 칼슘이 많이 든 식품을 극도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칼슘이 결석의 원인이 된다고 무조건 칼슘을 제한했다가는 자칫 골다공증 등 또 다른 병을 얻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양승철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칼슘을 제한하면 장에서 결석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성분인 수산의 흡수가 촉진돼 오히려 결석이 더 잘 생길 수 있으므로 칼슘의 대사장애가 없다면 특별히 칼슘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