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전설이 온다.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와 20세기 얼터니티브 록의 대명사 스매싱 펌킨스가 각각 10일, 14일 내한 공연을 갖는다. 15년(스티비 원더), 10년(스매싱 펌킨스) 만의 한국 공연이다. 두 팀 모두 이번이 두 번째 방한. 전설적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나흘 차로 이어지는 것은 이들이 7~8일 일본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 ‘섬머소닉 2010’에 참여한 뒤 귀국길에 한국을 찾기 때문이다.
스티비 원더는 생존해 있는 미국 가수 가운데 국내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아티스트일 듯. 아기 때 사고로 두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그가 전세계로부터 받은 사랑 앞에선 그 불운도 작아 보인다. 지금까지 7,5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고 30곡 이상을 빌보드 차트 ‘톱 10’에 진입시켰다. 25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하고 1985년엔 아카데미영화제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Isn’t She Lovely’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등의 히트곡은 1970, 80년대 팝의 세례를 받고 자란 한국 30~40대의 귀와 입에 아련한 설렘의 멜로디로 각인된 명곡들. 이번 공연은 그 멜로디를 스티비 원더가 여러 악기로 직접 연주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그는 외부 게스트 없이 2시간 30분의 공연을 오롯이 자신의 에너지만으로 채운다.
공연은 10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달 12일 예매 시작 20여분 만에 1만장 가량의 티켓이 모두 동났고 이후 추가로 발매된 티켓도 매진됐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암표가 정가의 두세 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스매싱 펌킨스는 너바나, 펄 잼과 함께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장르를 지배한 밴드로 3,0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팔아 치운 대중적 스타이기도 하다. 헤비메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사운드 속에 녹아 있는 특유의 섬세하고 멜랑콜리한 감성으로 한국에도 두터운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10년 전 내한 공연에서는 한국 팬들의 열렬한 호응에 감격해 리더인 빌리 코건이 “이제야 한국에 오다니, 난 정말 바보다”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매싱 펌킨스는 이번 공연에서 ‘Tonight, Tonight’ 등 명불허전의 히트곡과 함께 2007년 발표된 후 영화 ‘트랜스포머’ 등에 삽입되며 인기를 얻은 ‘Doomsday Clock’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도 아직 남아 있다. 공연은 14일 오후 7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며,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할 수 있다. 문의 1544-1555.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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