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빅3’가 1년 만에 다시 만난다.
9초58의 세계 기록을 보유한 우사인 볼트(24ㆍ자메이카)와 타이슨 가이(28ㆍ미국ㆍ9초69) 아사파 파월(28ㆍ자메이카ㆍ9초72)이 7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기의 재대결을 펼친다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최근 백인으로 첫 9초대를 끊은 크리스토퍼 르매트르(20ㆍ프랑스ㆍ9초98)는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소는 스톡홀름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다. 1912년 올림픽이 열린 유서 깊은 장소인 이곳에서 올 시즌 다이아몬드 리그 11번째 무대인 DN갈란 대회가 개최된다. 다이아몬드 리그는 IAAF가 기획한 메이저 육상대회를 말한다.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국제육상대회는 다이아몬드 리그보다 한 등급 아래인 ‘월드챌린지’ 대회였다. 볼트는 올 시즌 자신의 첫 100m 레이스로 대구 월드챌린지 대회를 택해 9초86의 기록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빅3가 한데 모이는 것은 지난해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볼트는 9초58의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가이가 9초71로 2위, 파월이 9초84로 3위에 올랐다.
워낙 기록 차이가 심해 볼트의 압도적인 레이스에 가이와 파월이 들러리선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볼트도 여유를 부릴 수 없게 됐다.
파월이 볼트와 나란히 9초82를 찍었기 때문이다. 파월은 이 외에도 9초83을 한 차례 기록했다. 파월은 또 기준풍속(초속 2m)초과(2.1m)로 비록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올시즌 9초72까지 찍는 등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은 특히 스톡홀름에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파월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전 이곳에서 열린 대회서 볼트를 0.01초차로 따돌렸기 때문이다. 이후 내리 볼트에게 밀린 파월이 볼트를 2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설욕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이에 반해 9초69의 미국기록을 갖고 있는 가이의 올 시즌 기록은 9초94에 그쳐 다소 부진한 편이다.
한편 육상은 전통적으로 여름철에 기록이 잘 나온다. 날씨가 따뜻해야 근육에 힘이 실려 순발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볼트가 베이징 올림픽과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세계신기록을 낸 것도 한 여름인 8월이었다. 따라서 세계기록 경신에 대한 관심도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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