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식 연회'(텍사스 오스틴), '대통령 파티'(애리조나 피닉스), '미국을 위한 49개 촛불'(아이오와 디모인), '예스 위 케이크(cake)'(일리노이 에반스톤)...
4일 49번째 생일을 맞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축하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생일 파티이다. 그러나 단순한 생일 축하가 아니다.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를 당선시켰던 수백만 지지층을 재결집해 선거자금을 모으고,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승리를 이끌기 위한 전국적 정치행사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풀뿌리 조직인 '미국을 위한 조직(OFA)'이 다양한 이벤트로 유권자를 유혹하며 '오바마 생일 세일즈'에 나섰다. 대선 구호였던 '예스 위 캔'이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의 착용을 권하고, 부인 미셸은 '버락의 생일카드에 서명하시겠어요?'라고 쓴 이메일을 발송했다.
미셸은 이메일에서 오바마 생일날 자신과 두 딸이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내는 바람에 시카고에서 생일을 애견 '보'와 함께 보내야 하는 오바마의 '딱한 사정'을 알렸다. 전국에서 열리는 545개의 생일 잔치를 구글 맵을 통해 찾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자는 전화를 오바마의 나이와 같은 49통 하자는 캠페인도 진행된다. OFA의 행사를 후원하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관계자는 "생일카드 서명자가 100만명은 넘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이에 맞서 오바마의 실정을 비판하는 생일카드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해 이를 오바마에게 보내는 행사를 준비했다.
미 대통령의 생일이 정치행사로 이용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6년 8월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호화 생일파티를 열어 1,000만달러 이상 모금했다. 1782년 2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50세 생일 때도 대대적 파티가 열려 예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학교는 휴교했고, 하인들은 하루 휴식을 허락 받았으며, 민병대들은 하루 휴전했다고 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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