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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입양인대회 주최한 팀 홈 IKAA 회장 "모국과 멀어진 마음의 거리 좁히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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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입양인대회 주최한 팀 홈 IKAA 회장 "모국과 멀어진 마음의 거리 좁히는 자리"

입력
2010.08.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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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마음에 입양인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이니까 그러지 마세요.”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 입양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2010 세계한인입양인대회가 ‘모국과의 대화’를 주제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막됐다. 미국, 스웨덴,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 등 15개국에서 6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팀 홈(53)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회장은 “한국인, 한국 사회와 무언가를 더 하고 싶어 상호 교류하는 행사를 많이 준비했다”며 “입양인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모임 자체에 의의를 뒀던 지난 두 차례 행사와 달리 지하철 표 사기 인사동 찾아가기 등 미션을 수행하며 한국을 체험하는 ‘어메이징 레이스’, 입양인과 한국인이 함께 하는 MT, 한국 경제인과의 비즈니스 세미나 등 눈에 띄는 행사도 마련됐다. 팀 홈 회장은 “한국인을 만나 모국과 유대를 강화하는 취지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IKAA는 여러 국가에 살고 있는 한인 입양인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돕고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1999년 홀트아동복지회가 미국 입양인 모임을 워싱턴D.C에서 개최한 것을 계기로 결성됐다. IKAA는 두 번째 대회를 2001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연 뒤 입양인들이 모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2004년부터 3년 마다 한국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팀 홈 회장은 “인터넷 등을 활용한 정보 접근이 쉬워 뿌리 찾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인들의 지역별 정보 격차 등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예를 들어 미국 워싱턴 입양인이 8,000~9,000명 수준인데 한국 교민이 20만명이라 한국에 대한 정보 습득과 교류가 활발하지만, 교민이 200명(한인 입양인 9,000명)에 불과한 덴마크 등 유럽은 한국어, 한국문화 등을 접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유럽 지역 입양인들은 정체성 문제가 주된 관심사인데 비해 미국에선 한국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할 지가 화두라고 한다. 이 때문에 팀 홈 회장은 한국에서 행사가 열리지 않는 해에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해외 지역에서 미니 한인입양인대회를 열고 있다.

매 대회 때마다 한국을 찾는 팀 홈 회장도 기회가 되면 자신도 생모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두 살이던 1959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실렸다. 생모가 18개월까지 기르다가 서울 녹번동의 한 고아원으로 보냈다고 하는데, 혼혈이란 것만 알지 어디서 태어났는지, 엄마 아빠가 누군지 그는 모른다.

오리건주 작은 마을의 스웨덴 출신 가정에 입양된 그는 “아시아인이 없는 곳이어서 입양인으로 사는 데 어려운 점이 없었지만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다른 지역 비즈니스 모임에 가입하려다 모든 자녀가 백인이 아니라 거절당했을 때 자신이 입양인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숫자에 밝아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공인회계사로 자수성가한 그는 입양인들에게 “입양인이란 사실을 고민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해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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