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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 테니스의 미래 정석영 이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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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 테니스의 미래 정석영 이소라

입력
2010.08.0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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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정석영(18ㆍ동래고 2년ㆍ주니어랭킹 93위)이 한국 남자테니스에 기(氣)를 불어넣는 ‘보약’이 될 수 있을까.

정석영이 마침내 데이비스컵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대한테니스협회(회장 조동길)는 지난달 26일 강원 춘천에서 강화위원회를 열고 정석영을 국가대표로 긴급 수혈했다.

데이비스컵은 축구의 월드컵처럼 남자 테니스의 국가대항전이다. 각 대륙별로 지역예선을 거쳐, 월드컵 16강에 해당하는 월드그룹 16강을 가려낸다. 한국은 1981년, 87년, 2008년 세 차례 월드그룹 16강에 올랐으나 올 시즌 카자흐스탄과 우스베키스탄에 잇달아 져, 내달 17일 필리핀과 1그룹 잔류를 위한 벼랑끝 사투를 벌여야 한다.

정석영이 바로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한국테니스의 ‘구원투수’로 낙점 받은 것이다.

한국테니스의 과거 한 때는 화려했다. 이형택을 앞세운 한국테니스는 두 차례나 US오픈 16강까지 오르며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올 들어 대만의 류옌순(44위) 이 윔블던 단식 8강고지를 넘었고, 여자부에선 중국의 리나(10위)와 정지에(23위)가 호주오픈 4강 진출이란 역사를 새로 썼지만 한국은 예선전에도 이름을 찾기 어렵다.

이렇듯 바닥을 치고 있는 한국테니스에 새싹들이 움트고 있어 한 줄기 위안이 되고 있다. 정석영과 이소라(17ㆍ원주여고 1년ㆍ90위)가 그들이다. 키 181cm, 몸무게 75kg인 정석영은 올 시즌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단식 8강까지 올라 실력을 검증 받았다. 호주오픈은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과 함께 4대 메이저대회에 속한다. 한국선수가 호주오픈 남자단식 주니어 부문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2005년 김선용이 준우승한 이후 5년 만이다. 정석영은 당시 티아고 페르난데스(브라질)에게 0-2(6-7 5-7)로 분패해 4강에 들지 못했다. 페르난데스가 챔피언에 올라 아쉬움이 두 배로 남는다는 정석영은 “위기관리능력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자평했다.

정석영은 3세때부터 라켓을 잡았다. 테니스선수 출신인 어머니 이성숙씨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코트에 들어 선 것. 이어 부산 다대초등학교 3학년때 3세 터울인 누나(정윤영)의 연습상대로 테니스와 인연을 맺었다. 정석영은 중학교 2학년때 전국대회에 나가 처음으로 ‘스승’을 만났다. 바로 김천에 있는 ‘JSM테니스아카데미’ 이진수(47) 원장이다. 이 원장은 “(정)석영이의 빠른 발과 지능적인 플레이가 맘에 들었다”며 “특히 지고 있을 때 배짱이 두둑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인 테니스 선수로 거듭나기를 3년여. 그는 ‘주니어 실력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브앤 발리와 포핸드 스트로크가 돋보이는 정석영은 서브속도도 시속 200㎞에 육박하고 있다. 아직 성장기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가공할 파워를 기대할 수 있다. 양손 백핸드가 자신 있다는 정석영은 “네트플레이와 힘이 좋은 서양선수들의 총알서브를 받아내는 리턴 기술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테니스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체력저하에 대해서 그는 하루 7시간의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며 10km 러닝도중 50m, 400m를 전력 질주하는 인터벌 훈련으로 순발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정석영은 31일 모교에 뜻 깊은 선물을 안겼다. 제36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테니스대회 고등부에서 정석영이 단ㆍ복식을 모두 따낸 데 힘입어 동래고가 18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 것이다.

여자부에선 이소라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8년 세계 주니어 테니스의 등용문인 오렌지볼 14세부 정상에 오른 이소라는 현재 삼성증권 조윤정(31)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여고 1학년이지만 키가 168cm로 외국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왼손플레이어로 강력한 포핸드가 주특기다. 원주여고 홍성동(40) 감독은 “(이)소라의 스트로크는 국제대회에서 충분히 통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하지만 서브가 약해 쉽게 포인트를 내주는 것이 흠이다.

원주 문막초등학교 3학년때 테니스를 시작한 이소라는 올 시즌 김해 국제 여자챌린지대회에서 국내 최연소로 8강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여중부 우승을, 올해는 여고부를 석권했다. 자신과 체격이 비슷한 쥐스틴 에넹(28ㆍ벨기에ㆍ12위)의 지능적인 플레이를 좋아한다는 그는 “파워 넘치는 서양선수를 꺾기 위해 매일 2시간 이상을 체력훈련에 할애한다”며 “에넹이 메이저대회 7회 우승을 거머쥔 것처럼 반드시 메이저 코트에 내 이름을 새기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춘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정석영은 누구?

나이= 18세(1993년생)

체격조건= 키 181cm, 몸무게 75kg

랭킹=국제테니스연맹(ITF)주니어 93위

플레이스타일= 오른손, 양손 백핸드

주요성적

2009 동아시아대회 男단식 4강

2010 호주오픈 주니어 男단식 8강

▦이소라는 누구?

나이=17세(1994년생)

체격조건= 키 168cm, 몸무게 56kg

랭킹=ITF 주니어 90위

플레이스타일=왼손, 양손 백핸드

주요성적

2008 세계주니어 오렌지볼 14세부 女단식 우승

2009 ITF 차이나오픈 주니어 女단식 우승

2010 종별선수권 여고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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