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와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2일 총사퇴했다. 민주당은 대신 박지원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려 각종 현안에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류와 비주류 간 공방이 격화되는 등 민주당이 본격적인 당권 경쟁 국면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 비공개 회의에서 "7ㆍ28 재보선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아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당의 분란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당의 안정과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사퇴한다"고 말했다. 2008년 7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2년 1개월 동안 민주당을 이끌어왔던 정 대표는 그동안 두 번의 재보선과 6ㆍ2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었으나 이번 재보선 참패 이후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최고위는 이날 오전부터 정 대표와 최고위원 동반 사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다 오후 9시에 재개한 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구성'으로 결론을 모았다. 노영민 대변인은 "최고위원들은 모두 사퇴하고 박지원 위원장 포함 11명으로 임시지도부를 구성해 최고위의 권한을 위임 받기로 했다"며 "새롭게 구성되는 임시지도부가 전대까지 당을 대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에는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기춘 박병석 조영택 최영희 최철국 홍영표 의원, 김태년 신계륜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기존의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유지키로 했다.
이날 사퇴한 정 대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을 가다듬은 뒤 9월 전대에 맞춰 8월 중순쯤 당권 재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주요 당권 주자도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