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은 고음악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불린다. KBS 2TV '클래식 오디세이'는 3일 밤 12시35분에 거장이 연주하는 바흐의 음악과 그의 음악관을 전한다.
그는 바로크 바이올린 대신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violoncello da spalla)라는 특이한 고악기로 바흐를 연주한다. 이 악기는 바이올린보다 크고 첼로보다 작으며, 목에 줄을 걸어 바이올린처럼 연주한다. 그는 독학으로 고음악을 연구해 턱 받침과 어깨 받침 없이 연주하는 18세기 연주 스타일을 부활시켰으며,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를 실제 연주에 도입해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해 전 세계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예술이나 음악을 하기 위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그저 자신의 내면에 충실하며 가야 할 길을 계속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음악관을 밝혔다. 바흐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는 "연주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매우 깊은 곳에 있는 근원에 닿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를 연주할 땐 길거리 연주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그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G장조 BWV 1007 중 제1곡 '프렐류드' 등 세 곡을 연주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암으로 잃었던 목소리를 되찾고 한양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테너 배재철도 만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오페라 가수였던 그는 2005년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고, 암세포가 전이된 성대의 일부도 잘라내야 했다. 기적처럼 수술에 성공해 다시 무대에 선 그는 가곡 '못 잊어'등 세 곡을 부른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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