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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함지뢰 공포… 강화·연천 긴장감/ 지뢰탐지기도 쩔쩔…피서객 자취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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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함지뢰 공포… 강화·연천 긴장감/ 지뢰탐지기도 쩔쩔…피서객 자취 감춰

입력
2010.08.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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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1시30분께 임진강 중류의 경기 연천군 장남면 장남교 부근. 여름이면 낚시꾼과 가족단위 피서객 등 수백 명으로 떠들썩했던 다리 아래 자연발생 유원지는 텅 비어 있었다. 강가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출입금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노란색 띠가 둘러쳐져 있었고, 군인과 의용소방대원들은 민간인 출입을 막았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군인들은 지뢰탐지기를 들고 강변을 오가며 땀을 뻘뻘 흘렸다.

육안으로는 강가 어디에도 목함(木函)지뢰가 보이지 않았지만 군인들은 바닥을 정밀하게 살피며 더디게 이동했다. 현재는 물이 빠져 기슭 쪽 바닥이 드러난 상태지만 비가 많이 올 때는 다리가 잠길 정도로 강물이 불어 자갈과 모래 사이사이에 목함지뢰가 묻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육군 25사단 김정훈(소령) 정훈참모는 “목함지뢰는 처음이라 지뢰 제거 교육을 받은 병사들도 생소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뇌관과 안전핀만 금속이고 나머지는 모두 나무라 지뢰탐지기로도 찾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군 설명에 따르면 지뢰탐지기는 최초 발견보다는 목함지뢰를 찾아낸 뒤 더 유용하다. 지뢰탐지기를 댔을 때 금속탐지음이 울리지 않으면 속이 비었다는 뜻이 된다. 군은 이런 방식으로 1일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미천 유역에서 찾아낸 목함지뢰 중 16발이 빈 통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6·25전쟁 전후 목함지뢰를 사용했지만 지금도 만드는지는 알 수 없다”며 “겉으로는 조잡해 보여도 쇠가 거의 없어 탐지가 어렵고, 나무토막과 비슷해 아무데나 매설이 가능하며, 휴대도 용이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육군 1사단과 25사단은 이날 장남교를 비롯해 북진교, 고랑포, 비룡대교, 사미천 일대에서 이틀째 목함지뢰를 수색했다. 이 때문에 관광객 출입은 불가능했다. 반면 군 수색 지역이 아닌 연천군 전곡읍 차탄천 장진교 아래 자연발생 유원지와 한탄강관광지 등에서는 피서객들이 일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들도 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가족과 한탄강을 찾은 김모(45)씨는 “이 강도 북한에서 내려오는 터라 폭발 소식을 듣고는 가슴이 철렁했다”며 “아이들만 물가에 두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접경지역 주민들은 목함지뢰 사고에도 의외로 덤덤했다. 지난해 여름에도 임진강에서 유실 지뢰 3발이 폭발하는 등 지뢰에 익숙한 탓이었다. 장남면의 한 주민은 “토박이들은 어릴 때부터 지뢰를 봐 와 별 두려움이 없다”며 “하지만 이번 사고로 군 통제가 강해져 민통선 안에서 농사짓는 주민들은 불편을 겪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날 경기 북부에서는 목함지뢰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천 강화군 교동도(29발)와 볼음도(1발)에서는 오후 4시께 30발이 추가로 나왔다. 이로써 지난달 30일부터 4일간 발견된 목함지뢰는 강화 47발(빈 상자 11발), 사미천 일대 19발(빈 상자 16발) 등 66발로 늘었다. 지뢰가 계속 발견되자 강화군은 동막해수욕장과 민머루해수욕장 등 관내 해수욕장에서 갯벌 이용 통제에 들어갔다.

연천=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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