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천 서울대 제25대 총장이 2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서울대가 진지한 인간애를 발휘했는지, 외국의 연구성과를 수입하기에 바쁘지 않았는지, 예비 기득권층만 양산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대학의 책무에 충실하고 지적 주체성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오 총장은 이날 “서울대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해 온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지만 반성할 점도 없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잣대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가치와 한국의 길이라는 새로운 담론을 세계에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 총장은 "우수한 신입생을 선발하는 데 연연할 것이 아니라 탁월한 졸업생을 배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꿈꾸는 잠재력 있는 인재에게 학습 기회를 열어주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을 갖춘 바른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수성, 선우중호, 박봉식씨 등 역대 서울대 총장과 이기수 고려대 총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박영식 가톨릭대 총장, 서만철 공주대 총장 등 주요대학 총장들, 한나라당 김성식, 민주당 김희철 의원, 서울대 교수와 교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오 총장은 1982년 미국 뉴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듬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부임해 행정대학원장을 지내는 등 30여 년간 서울대에 몸담았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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