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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땅 좁아지는 유럽사회 소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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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땅 좁아지는 유럽사회 소수자들

입력
2010.08.02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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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랑스(관용)를 소중한 가치로 삼는다고 여겨졌던 유럽 사회에서 갈수록 소수자집단(마이너리티)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최근 이런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프랑스이고, 가장 손쉬운 공격 대상은 이민자들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경찰관의 생명을 위협하는 이민자들의 프랑스 국적을 박탈하는 등 이민자 범죄 척결을 위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프랑스 국적 회수 요건들을 재검토하고 이민자 추방 절차를 더욱 손쉽게 하겠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앞서 불법 거주하고 있는 집시들을 추방하고 집시 주거지를 체계적으로 폐쇄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불법 정치자금 추문 등으로 추락하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기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1야당인 사회당은 1일 성명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해묵은 도발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일반적 치안 확보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보수층과 극우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집시와 이민자들을 겨냥했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힘들어 보인다.

이민자 입지 축소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덴마크에서는 최근 이민자에 대해선 정부가 정한 최저 임금 수준을 절반으로 낮추자는 제안이 정치권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민자의 취업을 도우려는 취지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이민자 차별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독일에서는 우파 정치인이 이민 심사 과정에서 지능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유학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1일 유학생 비자 제도를 악용하는 불법 입국 우려가 만만치 않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새 이민 제도를 통해 전문 기술이 없는 사람은 이민이 어렵도록 조치를 취했으나 유학생 비자가 새로운 허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더 강력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 내 유대인 중심지인 벨기에에서는 반 유대주의 정서가 확산되면서 유대인의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런 양상은 유럽을 휘감고 있는 재정 위기 및 경기 침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럽연합(EU)이 다양한 경제 수준의 회원국을 끌어들이며 지금의 27개 회원국으로 성장했지만 점차 국내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폐쇄적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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