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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교수들 한국 중학생에 '과학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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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교수들 한국 중학생에 '과학과 함께 춤을'

입력
2010.08.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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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이렇게 신나고 재미있는 건지 몰랐어요.”

요란한 음악소리에 맞춰 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한바탕 춤판을 벌였다. 책상 앞에 앉은 중학생들은 까르르 소리를 질렀고 다함께 율동을 따라 했다. 외국인 광대쯤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사실 영국의 유명 국립대학 교수와 강사이다.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경북 구미의 LG전자 러닝센터에서는 서울과 부산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과학 캠프가 열렸다. 민간과학관인 LG사이언스홀과 영국의 노팅엄 트렌트 대학이 공동 개발한 이 과학교육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열렸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은 쉽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이 캠프의 목적이다.

이 캠프는 영국 정부가 지정한 과학교육연구기관인 노팅엄 트렌트 대학 산하 CELS(Centre for Effective Learning in Science) 소속 교수진 8명이 직접 한국에 와서 모든 과정을 영어로하고 수업은 실험위주로 진행했다. 1인당 2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들지만 이 비용은 모두 LG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부담했다.

익살스런 동작으로 관심을 모은 외국인 교수진은 이내 마술쇼를 보여주듯 과학실험을 이어갔다. 온도에 따라 공기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페트병과 풍선을 활용한 간단한 실험으로 알기 쉽게 보여줬고, 학생들은 소형로켓을 만들어 쏘아 올리거나 연료전지차, 3D 영상, 액정 TV 등을 직접 만들어봤다. 범인 잡기 게임을 통해 지문과 DNA를 채취하는 실험도 이어졌다. 신기한 실험 뒤에는 항상 과학 원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지만 학생들은 영어로 된 전문용어에도 전혀 낯설어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았다.

마크 크라울리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손에 잡히는 것이 마음에도 남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과학은 정답만을 가르쳐주는 교과서보다 실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로 두번째 열리는 캠프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다른 홍보 없이 교육청을 통해 학교장 추천과 영어 인터뷰 등으로 대상 학생을 모집했는데, 160명 모집에 520명이 몰려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만족감도 높았다. 양희선(13)양 “평소 관심 없던 과학이지만 캠프 내내 밤늦게까지 예습ㆍ복습을 스스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자민(13)군도 “외국인 선생님은 모르는 것은 계속 질문하라고 한다”며 “선생님들은 ‘세상에 나쁜 질문은 없고 나쁜 대답만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리 마틴 노팅엄대학 화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열정이 넘쳐 영국으로 데려가서 더 가르쳐보고 싶었을 정도였다”며 “대기업이 청소년들의 과학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영국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라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구미=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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