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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씨 문학에세이집 '수성의 옹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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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씨 문학에세이집 '수성의 옹호' 출간

입력
2010.08.0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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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평론가로 문학 안팎에서 활발한 저술 작업을 하고 있는 복거일(64ㆍ사진)씨가 문학에 관해 쓴 글을 묶은 산문집 (문학과지성사 발행)를 펴냈다. 이 책에서 복씨가 폭넓은 지식과 정교한 논리를 동원해 탐문하는 것은 ‘문학의 쓸모’다. 그의 논의는 크게 둘로 나뉜다. 문학은 과연 쓸모가 있는지를 살피는 현실 진단과 어떻게 해야 문학은 쓸모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제언.

복씨의 이념적 성향을 평가하는데 흔히 쓰이는 ‘보수주의’ ‘자유주의’의 양대 잣대는 문학에 대한 그의 입장을 따지는데도 유효할 듯싶다. 그는 문학의 가치를 굳세게 옹호한다는 점에서는 보수주의자이되,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있어서는 파격적 주장도 주저하지 않는 자유주의자다.

복씨는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문학의 쓸모를 변호하기도 한다. 그는 “우리를 가장 근본적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은 (인류가 탄생한) 아득한 옛날에 형성된 본능들, 욕망들, 원시적 세계관”이라며 “예술은 문명을 보면 두려움에 질리는 마음의 원시적 부분들, 즉 수성(獸性)을 대변한다”고 주장한다.(190~191쪽)

그는 또 문학의 본질이 이야기라는 점을 들어 문학의 가치를 높게 자리매김한다. 사람은 비유와 유추로 새 경험을 오래된 패턴과 연결하고 불완전한 정보에서 패턴을 찾는 귀납적 사고를 통해 정보처리를 하는데 이것은 이야기하기와 다름없다는 것. “이야기하기는 사람의 삶에서 본질적 현상이다. 논의를 문학에 국한시키더라도, 이야기하기는 인류가 나온 뒤로 줄곧 진화해왔다.”(21쪽)

이런 낙관적 진단 아래 복씨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주문한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 긴요하다고 과감하게 말한다. “하나는 한국문학의 범위가 한국의 국경이라는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언어 장벽이 한국어를 지키는 기능을 수행하며 필요한 정보들과 지식들은 번역과 통역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165쪽) 그가 줄곧 주장해온 ‘영어공용화론’을 문학 창작 차원으로 확대한 셈이다.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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