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군과 인천 강화도 등 북한 접경지대에서 목함지뢰가 잇따라 발견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제로 추정되는 목함지뢰가 실체를 드러낸 것은 처음으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근을 찾는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일 군이 수거한 목함지뢰는 가로 20㎝에 세로 9㎝, 높이 4㎝의 나무상자 형태의 대인지뢰다. 러시아 지뢰를 북한이 모방 생산한 것으로, 밟으면 터지는 압력식과 뚜껑을 열거나 연결된 줄을 건드리면 터지는 인력해제식 두 종류가 있다. 폭약량은 200g이고, 살상 반경은 2m 정도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발목지뢰가 폭약량 29g에 살상반경이 5m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인 파괴력은 낮은 편이다. 안전핀이 있으면 외부압력이 15㎏ 이상 가해져야 터지고, 안전핀이 제거됐으면 1㎏ 정도의 압력에도 폭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에서 수거한 목함지뢰 중에는 안전핀이 있고 외관이 양호한 것도 있지만 5개는 뇌관과 폭약이 없는 빈 상자 상태였다. 연천에서 발견된 지뢰들도 19개 중 16개는 빈 상자라 군은 대부분 오랫동안 매설 뒤 유실된 지뢰들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북한 개성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데다 속이 빈 지뢰들이 다수라 의도적인 방출보다는 홍수에 의한 유실에 군은 무게를 두고 있다.
군은 북한에서 내려오는 하천 주변에 목함지뢰가 다량 흩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지뢰탐지기 등 장비와 병력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주요 수색지역은 임진강 본류와 한강, 연천 사미천, 파주시 세월천 등 목함지뢰들이 떠내려와 닿을 수 있는 수계들이다. 또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한편, 주민과 피서객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목함지뢰가 발견된 강화에는 해수욕장 5곳이 있고, 연천 임진강 유역도 여름휴가철 사람들이 몰리는 피서지다. 목함지뢰는 물에 잘 뜨고 겉으로 보기에는 폭발물 같지 않아 호기심에 사고를 당할 우려가 크다. 군은 6일까지 수색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연천에서 목함지뢰 폭발로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에 대한 보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허가 없이 민통선 안에 들어갔다 당한 사고라 보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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