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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양동마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600년 씨족마을' 온동네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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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양동마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600년 씨족마을' 온동네가 보물

입력
2010.08.0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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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난달 31일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은 현존하는 조선시대의 마을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씨족 마을이다. 둘 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고, 문화재도 많다. 하회마을의 풍산 유씨 종가인 양진당과 유성룡의 생가인 충효당, 양동마을의 향단ㆍ독락당ㆍ관가정ㆍ무첨당 등 6곳이 국가 지정 보물이다.

두 마을은 모두 조선 전기에 형성됐다. 하회마을 종가인 양진당은 16세기, 양동마을 종가 서백당은 15세기에 세워졌다. 풍산 유씨의 하회마을은 새로 살 곳을 찾아와 정착한 ‘개척 입향’의 사례이고,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양동마을은 혼인을 통해 처가에 들어와 살면서 자리를 잡은 ‘처가 입향’ 사례다. 영남지방의 명망 높은 양반 마을인 두 마을 간에는 수백 년간 빈번하게 혼인이 이뤄졌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풍수 길지로 언급했을 만큼 두 마을은 경관이 빼어나다. 하회마을은 물이 마을을 섬처럼 둘러 싸고 있어 ‘마치 물에 뜬 연꽃 형상’의 명당이다. 하회(河回)라는 이름도 ‘강(河)이 마을을 감싸고 돈다(回)’는 뜻이다. 양동마을은 작은 골짜기가 여럿 나란히 있는 이른바 ‘물(勿)자’ 형 터에 자리잡고 있다.

두 마을에 살았던 인물들이 만들어낸 전적, 고문서, 문집 등도 풍부하다. 하회마을에 있는 유성룡의‘징비록(懲毖錄)’(국보 132호)과 양동마을의 금속활자본 ‘통감속편(通鑑續編)’(국보 283호), 양동마을의 손씨 가문이 보관하고 있는 ‘손소 영정'(보물 1216호) 등은 귀중한 역사자료다.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69호) 등 민속놀이도 전해지고 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앞으로 두 마을의 보존과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세계 어느 곳이나 세계유산이 되면 관광객이 급증해 훼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등재를 취소한다. 실제로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계곡은 대형 교량이 들어서는 바람에 등재 5년 만인 지난해 세계유산 목록에서 지워졌다.

두 마을은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하회마을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부자 등 국빈 방문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져 관광객이 연간 80만~100만명에 이른다. 주말에는 한꺼번에 2만명이 몰리기도 한다.

안동시는 마을 보존을 위해 동시에 최대 5,000명까지 수용하는 ‘최적 수용 입장정원제’를 도입키로 했다. 시는 당초 이달 15일부터 하루 관광객을 5,000명으로 제한키로 했으나 주민들이 관광수입이 준다면 반발해 이 같은 중재안을 마련했다.

세계유산 등재 소식에 두 마을은 잔칫집 분위기다. 주민들은 아침 일찍 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애드벌룬을 띄우고 펼침막을 내걸었다. 하회마을은 1일 하루 입장료를 50% 할인했고, 선착순 1,000명에게 하회탈 목걸이를 나눠줬다. 서애 유성용의 14대 손인 충효당 류영하(85) 종손은 “선조들이 물려준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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