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보유 현금이 급감해 시중은행에서 부족한 자금을 임시 융통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금고를 운영하는 우리은행의 공공예금 잔액이 작년 말 9,948억원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시의 예금 잔액은 2006년 2조3,631억원, 2007년 2조4,548억원, 2008년 2조1,384억원 등으로 2조원 이상 유지됐었다. 특히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집행한 탓에 6월 말 예금잔액은 2009년 74억원, 2010년 51억원 등 바닥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는 재정 수요를 충당하고자 지난해부터 시금고에서 차입하고 있다. 올해는 6월 말 기준으로 일시차입 한도인 1조원까지 빌렸다가 현재 2,700억원을 갚은 상황이다.
시는 작년에 처음 일시 차입을 했으며, 올해는 자금 사정이 안 좋을 것으로 보고 시의회에 요청해 한도를 늘려놨다. 일시차입은 회계 연도 중에 임시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단기차입과 달리 세입 예산에 편성되지 않는다고 서울시가 설명했다. 일시 차입에 따른 이자는 지난해 59억8,700만원에 달했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29억1,800만원을 지불했다.
시는 재정난으로 지난해 처음 지방채 1조1,20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때문에 작년 말 채무액이 3조2,454억원으로 전년(1조8,535억원)에 비해 1조3,919억원(75.0%) 증가했다. 2006년 말(1조1,462억원)에 비하면 3년 만에 2조992억원(183.1%)이 늘었다.
이에 대해 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일자리창출 등 재정 조기집행으로 일시 차입해 조달했지만 재산세 등이 걷히는 이달 중순 전액 상환한다”며 “하반기에 세입이 늘어나고 세출이 감소해 연말에는 자금보유액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며, 재정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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