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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이완 맥그리거의 레알 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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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이완 맥그리거의 레알 바이크'

입력
2010.07.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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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맥그리거, 찰리 부어맨 지음ㆍ채인택 옮김

이레 발행ㆍ464쪽ㆍ1만3,800원

‘트레인스포팅’ ‘물랑 루즈’ 등으로 국내에도 팬이 적잖은 반듯한 영국배우 이완 맥그리거. 15세에 모터사이클 타는 녀석에게 첫사랑을 뺏긴 후부터 줄곧 ‘바이커’를 동경해온 그는 절친한 동료 배우이자 광적인 바이커인 찰리 부어맨과 의기투합해 모터사이클 대륙횡단에 나선다. 2004년 4~7월 런던에서 뉴욕까지 장장 108일간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대륙 12개 나라를 가로지른 두 사내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바로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이완과 찰리가 길 위에서 직접 쓴 일기를 토대로 엮은 (원제 )는 영상에 다 담지 못한 속 깊은 이야기를 잔잔하게 전한다. 둘이 바이커가 된 사연이나 여행준비 과정, 아직 물이 오르지 않은 초반 유럽의 여정이 담긴 전반부는 맥그리거 팬 혹은 바이커가 아니라면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뒤집어 말하면 밋밋한 만큼 진솔하게 다가온다. 여행자금을 대기 위해 다큐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도 여행의 참 맛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며칠 전 헤어진 아내가 보고파 울먹이는 모습 등이 타인의 윤색 흔적 없이 담백하게 그려진다.

무려 14시간을 기다려 겨우 발을 들인 우크라이나를 거치며 이들은 비로소 낯선 길에 녹아든다. 현지 경찰의 주선으로 하루 머물게 된 집에서 기관총을 장난감처럼 휘둘러대는 수상한 사내들에 싸여 공포의 밤을 보낸 뒤 떠날 때에야 그것이 그들 식의 환대였음을 알고 “망할 놈의 의심병”을 버린다. 이완이 몽골 초원에서 얻은 깨달음은 이 무모한 도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세상은 그렇게 크지 않다. 나는 게르에 누워, 지도에서 몽골을 찾는 데만도 한참이 걸릴 부시 대통령 같은 사람이 자기 나라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 시간을 좀 투자한다면, 차이점에 집중하는 대신 국적과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공통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어쩌면 세상은 이렇게 엉망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여행 중 각국 유니세프 센터에 들렀던 이완은 대륙횡단 때 탔던 BMW 모터사이클을 경매에 부쳐 낙찰금 20만 달러를 유니세프 등에 기부했고, 2006년에 네 살 된 몽골 여자아이를 입양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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